‘서울의 봄’ 흥행, 숨은 일등 공신은…한글 자막(CC)
‘서울의 봄’ 흥행, 숨은 일등 공신은…한글 자막(CC)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4.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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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봉 이후 관객의 열기가 식을 줄 몰랐고 12월 들어서는 더 뜨거워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12월 한 달 동안에만 매출액 877억원, 관객 수 890만명을 기록하며 12월 전체 흥행 1위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12월까지 누적된 수치 기준으로 총 1154억원의 매출액과 1185만명의 관객 수를 넘어서며 ‘2023년을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됐다. 이로써 <서울의 봄>은 <범죄도시2>, <아바타: 물의 길>, <범죄도시3>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 중 매출액 1000억원, 관객 수 1000만명을 넘긴 영화에 네 번째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서울의 봄’ 흥행에는 일등 공신이 숨어 있었다. 바로 개봉일에 맞춰 준비된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CC)이다. ‘한글자막’(CC)은 영화의 대사와 화자의 이름·소리 정보 등을 표시하는 자막으로 청각 장애인 관객의 편의를 위해 제작됐다. 자막 기능을 선호하는 일반 관객이나 언어장벽으로 인해 한국 영화를 볼 때 자막 보조가 필요한 다문화가정에게도 유용하게 쓰인다.

영화 ㅇ서울의 봄ㅇ 스틸컷
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매년 약 100편의 한국 영화에 한글자막(CC) 및 화면해설(AD)이 제공되긴 했지만, 모두 일반 개봉 이후에 진행됐다. 개봉 후 자막·해설 제작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시·청각장애인이 최신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려면 약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한발 늦은 한글자막(CC)은 흥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는 최초로 신작 개봉과 동시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CC) 서비스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CJ ENM 등 주요 영화 배급사 5곳, CGV 등 3대 극장, 한국농아인협회 및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시·청각장애인의 차별 없는 영화관람 환경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올해 여름부터 한국 영화 <밀수>, <더 문>, <1947 보스턴>, < 화란>, <서울의 봄>을 차례로 한글자막(CC)으로 동시에 개봉하는 성과를 거뒀다. 덕분에 시·청각장애인이 최신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할 수 없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관객몰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화진흥위원회는 ‘제25회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에서 공공기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장애인인권상은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 및 기관을 발굴하고 공적을 알리기 위해 1999년 시작됐다. 매년 인권실천, 국회의정, 기초자치,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총 5개 분야로 나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한글자막(CC) 동시개봉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진위는 2005년부터 18년간 ‘장애인 관람 환경 개선’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치봄영화(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음성 포함 영화) 제작·상영 지원, 가치봄영화제(구, 장애인영화제) 개최 지원, 온라인 가치봄영화 관람 활성화 지원,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피난 안내 영상물 제작 지원 등의 사업을 통해 장애인 영화문화 향유권을 높이고 차별 없는 관람 문화 확산과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영진위는 올해부터는 폐쇄형 장비를 이용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CC) 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AD)의 동시개봉을 추진할 예정이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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