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입사 지원 동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경력직 지원자의 입사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원 동기를 반드시 물어봅니다. 기껏 뽑았는데 입사를 포기하면 회사는 헛수고만 하게 되고 제때 적임자를 채용하지 못해 기회비용만 날리게 됩니다. 더구나 얼마 다니지 않고 중도에 퇴사해버리면 인재 유출과 업무 공백, 비용 지출 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실 면접자에게 지원 동기를 물어보는 이유는 합격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탈락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큽니다. 최종 면접에서 지원자들의 학력과 경력이 비슷할 경우 과연 누구를 낙점할까요? 모두가 꼭 입사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지원자의 눈빛과 표정, 태도를 보면 누가 더 절실한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지원자는 듣기에 그럴듯한 답변을 하여 일단 붙어놓고 보자는 심산일 수도 있고, 1순위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탈락할 경우에 대비해 2순위로 들어갈 보험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지원자가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꼭 입사하고 싶다고 진심을 호소한다면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모든 면에서 우수한 지원자가 탈락하고 평균 수준보다 조금 나은 지원자가 합격하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무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낼 수 있다면 더 오래 다닐 수 있는 지원자를 뽑을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뛰어난 인재지만 과연 우리 회사에 실제로 입사할지, 얼마나 오래 다닐지 의문이 든다면 채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우수 인재 유치도 중요하지만 장기근속 여부에 더 큰 비중을 두는 회사가 꽤 있습니다. 1년도 안 되어 중도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인재보다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보통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누군가 퇴사하면 다른 사람이 그 일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직무 면접에서는 직무 역량 위주로, 임원 면접에서는 인성과 태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지원 동기와 입사 의지가 최종 합격을 좌우하게 됩니다. 지원자가 자신이 지원한 회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일하고 싶은지를 알기 위해 물어봅니다.
이때 지원자가 조심해야 할 사항은 연봉이나 복리후생, 출퇴근, 워라밸 등 개인 관점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 차원의 입사 조건을 지원 동기로 삼으면 불리해집니다. 대신 꿈과 희망, 성장과 발전, 일의 의미와 보람, 적성과 재미 등의 측면에서 회사와 직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면 좋은 평가를 얻게 됩니다.
그러면 지원회사를 자세히 알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로 홈페이지, 홍보기사, 공시자료, 사업보고서 등 공개된 정보를 수집합니다. 홈페이지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합니다. 회사의 홍보 기사를 검색하여 최근 이슈와 향후 사업 계획 등을 파악합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사업보고서, IR자료 등을 입수하여 검토합니다. 증권사의 분석보고서도 매우 쓸모 있습니다.
둘째는 지원회사의 재직자나 퇴직자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봅니다. 학연, 지연, SNS 등을 총동원하여 재직자 인터뷰를 정중히 요청하고 밖에서는 알 수 없는 회사의 속사정과 조언을 듣는 일입니다. 공개 자료를 통해 이해하는 것과 달리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 평판 사이트에서 퇴직자의 평가도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지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재직자의 의견과 함께 종합 판단해야 합니다.
셋째는 현장을 방문하는 일입니다. 지원회사에 꼭 입사하고 싶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면접 장소를 사전에 답사하고, 점심시간에 찾아가 그 회사 직원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대화를 귀담아들으면 회사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찾아가 고객 입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수준을 검증하여 생생한 소비자 체험을 전달한다면 유리한 점수를 따지 않을까요?
입사 지원 동기와 함께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입사 후 포부’도 입사 의지가 확실하다면 대답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핵심 역량과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여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은지, 자신의 중장기 커리어 로드맵을 밝힌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능력보다 태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태도가 합격의 지름길입니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이사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직장인의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