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지금, 사회에서 ‘양심’에 호소하는 건 다소 촌스럽거나 순진한 일로 여겨진다. 사람들을 규제하고 움직이는 건 보상과 처벌과 같은 실질적인 것들이니까.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양심이야말로 사회를 유지하는 강력한 힘이라고 말한다. 큰 희생을 감수하고 남을 돕는 것만이 양심적인 행동이 아니다. 양심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나타난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인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지 않고, 새치기를 하지 않고, 길을 묻는 이를 돕는다. 사실 양심적인 행동은 일상의 표준에 가깝다. 책은 양심이 약하다는 사람들의 착각을 깨고, 이기적인 사회를 당연시하는 흐름을 비판한다. 그리고 독자들을 다독인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단지 우리가 ‘양심’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 양심은 힘이 없다는 착각
린 스타우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원더박스 펴냄 | 400쪽 | 20,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