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시대다. 마치 콘텐츠만 있으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새로운 개념도 아닌데 현대 사회에 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우린 이미 답을 알고 있다. IT 산업과 다양해진 공유 플랫폼. 이젠 누구나 원하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예전처럼 창작자로 인정받기 위한 길이 한두 가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1인 자영 소상공인, 육아를 막 시작한 주부, 워홀을 떠나는 대학생, 열정적인 투잡 직장인...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개인 방송을 할 수 있고,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다.
이쯤 되면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하지만 막상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그 막연함이 정말 막연함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방법을 아는 데도 시작하는 게 어렵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업의 그릇』은 나만의 ‘업(개인의 능력)’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고, 스스로를 고용해 수익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다. ‘그릇’을 만들고 넓히는 실전 로드맵이라 할 수 있겠다.
머릿속에 뿌옇게 존재하는 콘텐츠의 씨앗을 우선 발견하고 발굴하려면 내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뭔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막연하다는 건, 그 ‘무엇’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말일 테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형태로 꺼내봐야 한다. 저자는 꾸준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6가지 관점학습법을 소개한다. 아웃풋에 관한 관점, 앎에 관한 관점, 업의 선순환에 관한 관점, 독서와 기록에 관한 관점, 시간 및 목표&계획에 관한 관점, 지식 전달 계층에 관한 관점. 여기서 눈여겨볼 만한 학습법은 ‘독서’다.
저자는 생각을 외부로 뽑아내야 나의 브랜드가 된다고 말한다. 책 내용을 자신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독서를 할 때 비로소 책의 정보가 나를 위한 지혜로 전환된다. 이때 머릿속에 쌓은 정보를 밖으로 꺼내 ‘기록’까지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읽기와 쓰기를 다른 영역의 행위로 생각하지만, 명확한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서는 읽기와 쓰기가 하나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MTS 시스템 구축하기, 다양한 SNS 채널 공략하기 등 콘텐츠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그저 방법만 알려주는 흔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저자의 노하우를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실전 지침서와 동영상 강의는 옆에서 개인 코칭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니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그래서 언제 이걸 해?’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겠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니까. 회사에 묶여 있는 직장인 대부분은 일과 삶을 분리하려고 한다. 그들에게 라이프와 일은 별개다. 그것을 흔히 워라밸이라고 하지만 양분화한 삶의 패턴은 결국 단절되고 만다. 그렇다고 당장 하는 일을,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이 아니다. 조직의 성과에 기여한다는 관점 자체를 바꿔 스스로 성과 자체가 되어야 한다. 효율적인 삶이라는 건 일과 라이프가 하나가 되는 삶일 수밖에 없다. 이건 워커홀릭이 아니다. 일과 삶의 경계를 지우고 하나로 만들면서 보다 생동감 있는 삶이 되어야 한다.
나만의 업을 만드는 것에 정답은 없다. 이 책이 당신의 업을 결정해주지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업을 생각해볼 시간이 됐다면 충분하다. 하나 분명한 건 책을 덮고 나면, 일상의 매 순간 ‘어떻게 하면 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