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럴까?… “뇌에게 물어보세요”
난 왜 이럴까?… “뇌에게 물어보세요”
  • 한시은 기자
  • 승인 2023.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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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화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극 중에 출연하는 정신질환자들이 가까운 친구, 동료, 가족, 심지어는 ‘나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존 많은 작품 속에서 정신질환자는 사건의 가해자가 되는 등 자극적인 소재로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누구나 약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주인공인 병동 간호사가 접하는 다양한 환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차가운 편견을 가라앉히는 온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동시에 뇌과학을 기반으로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신적 문제를 살필 수 있도록 돕는 도서들도 주목받고 있다. 예스24 집계에 따르면, 뇌과학 관련 도서는 2021년부터 매년 판매가 증가해 왔으며, 올해도 10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8% 상승했다. 출간 종수도 2021년 49종에서 2022년 70종으로 약 43% 늘었다.

책 『내면소통』은 최신 뇌과학과 명상을 통해 ‘마음근력’을 기르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나를 바꾸는 힘은 불굴의 의지가 아닌, 마음근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요지다. 그리고 그 마음근력을 키우는 방법은, 뇌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고 조절해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근력 훈련의 핵심 목표”라고 말한다.

또한 “자율신경계 중에서 우리가 의도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기능은 호흡밖에 없기 때문”에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호흡이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불안감이나 분노 등 온갖 부정적 정서를 가라앉힐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은 마음, 즉 정신과 몸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과학적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책 『도파민네이션』은 현대사회의 ‘중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는 방법을 전한다. 음식, SNS, 쇼핑, 도박, 약물… 책은 중독에서 벗어나려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에도 도무지 벗어나지 못할 때, 약한 의지를 탓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오랜 우울증과 도파민 중독을 겪어온 저자는, 약물치료 이전에 도파민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중독은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뇌는 “도파민을 생산하는 뉴런의 형태와 크기를 바꾸면서 보상에 대한 장기 기억과 관련 단서들을 암호화”하며 간직하는데, “수년 동안 의존을 멈추고도 단 한 번의 노출로 강박적인 의존에 빠지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뇌는 기특하게도, “중독으로 손상된 영역을 우회해 새로운 신경망을 만든다. 즉, 뇌는 일부가 영원히 바뀌더라도, 새로운 시냅스 경로를 찾아 건강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 뇌에서 일어나는 일은 매우 복잡하지만, 결국은 경로를 이탈해도 새 길을 찾아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운동의 뇌과학』은 운동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면서 이론과 실행법을 함께 엮은 뇌과학 기반 운동 실천서다. 책에 따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뇌에 생기는 염증이 원인일 수 있다. 그러면 “진단을 받지 않았음에도 병증으로 인한 질병 행동을 보”이는데, “스스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었다고 생각하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며 우울에 빠진다”는 것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혈뇌장벽이 무너지고, 곳곳에 뚫린 구멍으로 사이토카인이 스며든다.” 이것 역시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한 원인이 된다.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긴 피로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이겨낸다’의 동의어다. 직업이 어떠하건, 성별이 무엇이건, 나이가 몇 살이건 간에. 나에게서 원인을 찾고 나 자신을 탓하다 보면 때로는 그것이 굴절되어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발현되기도 쉽다.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스스로에게 냉정했다. “난 도대체 왜 이럴까…”라고 스스로를 향한 칼날이 또 번뜩일 때, 재빨리 답하자. “뇌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독서신문 한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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