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작가의 『타인에게 말 걸기』 개정판이 27년 만에 출간됐다. 수많은 질문을 안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물음표로 가득하다. 다만 우리의 답은 달라질 것이고,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은희경 작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추천한 최은영 작가의 말처럼 “지금보다 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세계를 살던 여성들에게 은희경의 소설은 그저 ‘냉소’라고만 규정할 수 없는 뜨거움이었을 것”이다. 은희경 작가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내 소설의 위악은 삶의 그 허상을 걷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허상이 안개처럼 짙어진 2023년의 끝자락. 은희경을 다시 읽는다.
■ 타인에게 말 걸기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436쪽 | 1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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