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쟁이 일어난 후, 이것만큼 공허한 바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 말을 다시, 간절히 되뇌게 하는 책이 출간됐다. 책 『전쟁이 나고 말았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는 두 사람의 일기가 일러스트와 함께 교차하도록 구성됐다. 같은 슬픔, 같은 고통이다. 단지 있는 곳이 다를 뿐이다. 전쟁을 일으킨 이들이 원인과 잘못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가운데, 다른 공간에서 서로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인간 객체들은 똑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은 일기를 보며 그들이 하나의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전쟁의 참상만 기록한 것이 아닌, 일상 속으로 침투한 전쟁의 무의미함을 낱낱이 보여준다.
■ 전쟁이 나고 말았다
노라 크루크 지음 | 장하라 옮김 | 엘리 펴냄 | 132쪽 |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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