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살페트리에르병원은 공공질서를 해치는 여자들의 하차장이자 사회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성향을 가진 여자들의 수용소요,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죄가 되는 여자들의 감옥이었다. <43쪽>
교회는 도시보다 시골에서 훨씬 중요하게 여겨진다. 서로 잘 아는 이런 곳에서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가 어렵고, 일요일 아침에 집에 머무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00쪽>
자유롭든 갇혀있든, 여자들은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았다. 여자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동의 없이 내려진 결정에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 <117쪽>
테레즈는 뜨개질하는 손을 멈추지 않고 외제니를 바라본다. 테레즈의 눈에 이 젊은 부르주아 여자는 딱히 미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물론 가장 지독한 광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만. <129쪽>
사실적인 것은 마음의 동요를 일으킬 수 없었다. 정보와 객관적인 사실이 전부이니까. 반면에 허구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고, 감정을 폭발시키고, 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159쪽>
“여기서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여기서도, 다른 어디에서도.” <167쪽>
싸움도 가려서 해야 하는 법이다. 매사 저항하고, 불의를 저지르는 모든 사람 혹은 기관을 사사건건 비난할 수 없을뿐더러 그런 태도는 효과적이지도 않다. 분노라는 압도적인 감정을 닥치는 대로 쏟아부어서는 안 된다. <178쪽>
만약 상황을 모르는 누군가 오늘밤 이 무도회장에 와본다면, 세상이 정상이라 말하는 이들이야말로 정신 나간 미치광이라 생각할 것이다. <259쪽>
무언가에 대한 강력한 믿음은 편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야. 의심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내 마음이 얼마나 평온해졌는지 몰라. 그래, 지나친 신념을 가져서는 안 돼. 의심할 줄 알아야 해. 모든 것을, 주변 상황들,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281~282쪽>
[정리=한시은 기자]
『미친 여자들의 무도회』
빅토리아 마스 지음 | 김두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00쪽 | 1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