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를 만나러 오셨다고요?” 시인 이상이 관람객에게 말을 건네고 『관동별곡』 속 주요 장소를 가볼 수 있는 신기하면서도 황홀한 공간이 마련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16일 한국 고전 문학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실감형 체험공간 ‘열린마당’을 선보인다.
‘열린마당’은 370평에 달하는 도서관 본관 1층 메인 로비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실감체험관 조성사업을 통해 한국 고전문학과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천장, 기둥, 벽면 등 공간 전체를 미디어 캔버스로 활용해 실감 콘텐츠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프로젝터 21대, 서버 PC 8대, 음향 스피커 12대를 설치했으며 프로젝션 매핑, 3차원 입체 음향. 터치 인터랙션, 딥페이크, 3D 영상 촬영 등의 신기술을 적용했다.
열린마당은 ‘작가와의 만남’과 ‘K-문학의 재발견’으로 구성됐다. 먼저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음악,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 시인 이상(1910~1937)을 만날 수 있다. 딥페이크 기술로 살아난 이상이 관람객들에게 대화를 건네는 콘셉트다. 이상이 주로 생활했던 공간인 제비다방, 건축기사실, 화실, 경성거리 순으로 배경이 전환되면서 각 공간과 연관된 작가의 삶과 인물을 소개한다. 또한 터치 인터랙션을 통해 영상에 나타난 이상의 작품 원문과 번역문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이상과 함께 ‘인생네컷’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K-문학의 재발견’에서는 『관동별곡』에 기술된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주요 장소에 환상적인 요소를 넣어 새롭게 구현한 미디어아트를 관람할 수 있다. 작가의 여정을 따라 역동적으로 전환되는 여덟 개의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당시의 심경과 소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철현금의 대가인 류경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서정적 감성과 풍류적 분위기를 더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K-문학의 재발견’ 재생시간은 약 11분이며, 도서관 공간 특성상 대기 모드와 상영 모드(일 2회, 10:30, 15:30)로 운영된다.
홍영미 국립중앙도서관 지식정보서비스과 사무관은 “다른 실감형 미디어아트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은 꼭 소장 자료를 바탕으로 실감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실제로 ‘K-문학의 재발견: 관동별곡’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인 관서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지금도 도서관에서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올 예정이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