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돌아온 허규형X드로우앤드류 “스스로를 지치게 하는 당신에게”
작가로 돌아온 허규형X드로우앤드류 “스스로를 지치게 하는 당신에게”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3.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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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저녁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 원장의 첫 단독 에세이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출간 기념 북토크가 진행됐다. 사회는 자기계발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가 맡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튜브에서 구독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현대인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고 있는 사람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고민 상담 메일과 DM을 받는 이 두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힘든데 왜 힘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수록 괜히 자책만 하게 된다.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허규형 원장에게는 정신과 의사로서, 드로우앤드류에게는 밀레니얼 프리워커로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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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 원장 (왼쪽부터) [사진=밀리의 서재]

Q. 드로우앤드류님은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사례를 통해 정신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책이잖아요. 저도 책 속에 나온 것과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근데 저는 사실 심리학자도 아니고 정신과 의사도 아니라 이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데, 허규형 원장님이 인사이트 있는 내용으로 답변하시는 걸 보면서 ‘아 저렇게 대답을 하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고, 저의 전문성도 덩달아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자존감이 자기효능감, 자기조절감, 자기 안정감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는 거예요. 저도 자존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기도 하고 평소 자존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데 자존감이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책을 읽다 마음 이론에 대해서도 새로 알게 됐어요. 마음이론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 상태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Q. 허규형 원장님은 밀리의 서재에서 처음으로 연재를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많은 일을 하고 계셔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마감을 지키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일을 미루는 편이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올렸는데 거의 한 5일은 괴로워하다가 마지막 하루 이틀 만에 바짝 썼어요. 처음에 매니저님께서 3주 뒤에 3주 치 원고를 한꺼번에 주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저에게 3주의 시간을 주시면 그중 2주 반은 놀다가 며칠 동안 또 괴로워하면서 한두 편 써서 마감을 못 지킬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일주일에 한 번씩 써서 한 편씩 드리겠다고 했거든요. 그래도 연재를 한 덕분에 책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드로우앤드류님도 밀리의 서재에서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합니다’라는 제목의 연재를 시작하셨어요. 글을 미리 써놓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끝까지 미루는 편이신가요?

저는 항상 미리 해놓는 편이에요. 저에겐 그게 맞더라고요. 해야 할 일을 다 해놓고 나머지 시간 동안 주어진 자유를 즐겨요. 그래서 이번에도 마감 기간을 앞당겨서 글을 써놨어요. 사실 오늘 1, 2화가 올라갔는데 사실 6화까지는 나왔어요. 미리 해놓으면 나중에 좀 늦게 써도 괜찮잖아요. 그 여유가 되게 좋더라고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 원장 [사진=밀리의 서재]

Q. 허규형 작가님은 팟캐스트, 유튜브를 통해 정신 건강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 오셨는데, 이 책이 기존의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 그 디테일이 중요한데, 팟캐스트, 유튜브와 달리 책에서는 내담자의 사연에 포커스를 맞추고 내담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방향으로 변해가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풀어낼 수 있었어요. 그런 게 좀 차별점이지 않을까 싶고요. 또한 영상을 보거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할 때보다도 책을 읽었을 때 제일 많이 느끼고 배우는 것 같거든요. 그 이유는 책을 읽으면 중간중간 멈춰서 생각을 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이 독자분들에게 그런 시간을 줬으면 좋겠어요.

Q. 드로우앤드류님은 요즘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세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저에게 “책을 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셨는데, 제가 그때 “우리 모두는 결핍 덩어리라서요”라고 대답을 했거든요. 저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때그때마다 다르고 새로운 결핍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책을 통해서 그 결핍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서 더 나아졌을 때 느끼는 희열이 있거든요. 그리고 책이 말하는 대로 해서 내가 성과를 냈을 때 그걸 한 번 맛본 사람은 계속 책을 읽게 돼요. 좋은 습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매일 한 시간씩 걷던 때가 있었거든요. 걸으면서 그때 제가 갖고 있었던 문제들이 해결됐어요. 또 운동을 너무 싫어했었는데 매일 헬스장에 갔더니 운동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책이 이런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일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 외에도 저에게 필요한 책을 읽어요.

Q. 허규형 작가님은 워라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워라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중요한 건 사람마다 밸런스가 다르다는 거예요. ‘워크’ 쪽이 좀 더 필요한 사람이 있고 ‘라이프’ 쪽이 좀 더 중요한 사람이 있어요. 사실 8시간 일하고 3시간 쉬었다고 꼭 밸런스가 맞춰지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조금 더 늘었다가 또 때로는 줄었다가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조화롭게 계속 변화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계발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 원장 (왼쪽부터)
자기계발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 [사진=밀리의 서재]

Q. 꼭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의미 없게 느껴진다면, 인생의 3분의 1이 희미해진다는 사람이 있어요. 반면 퇴근 후 취미나 봉사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람이 있어요.

허규형 :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반드시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강박이죠. 그 강박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꼭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필요는 없죠. 저는 일은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고, 그 안정을 통해서 다른 데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내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삶의 의미 자체도 못 찾겠고 괴롭기만 하다면, 이 일이 나한테 주는 보상이 충분한가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죠.

드로우앤드류 : 강박이라는 표현이 되게 와닿아요. 반드시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일을 내가 어떻게 정의하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돈을 벌 수 있어야만 일이 아니잖아요. 양말 개기와 같은 집안일도 사실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은 힘든 것이라고 여겨지고 '존버'라는 말이 나오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까워요.

Q. 마지막으로 두 분께 질문드릴게요. 격무에 시달려 번아웃을 호소하시는 분도 있고 반대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 분도 많아요. 이런 분들께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드로우앤드류 : 저는 그럴 때 내려놓으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업무가 중된다는 것 일이 많다는 거잖아요. 근데 사실 내가 그만큼의 돈을 안 벌어도 돼요. 내가 욕심부려서 잉여생산물을 만들기 위해서 나의 자유와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봐야 해요. 무기력도 내가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시도조차 하지 않아서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사실 내 기대를 내려놓아야 해결되는 거거든요. 실제로 저는 많은 걸 내려놓으면서 나아졌어요.

허규형 : 드로우앤드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려놓는 것만큼 좋은 게 없죠. 그런데 ‘이 정도로 지치면 안 돼’라고 생각을 하시니까 내려놓기 힘드신 거잖아요. 그래서 일단 ‘나는 이런 상황에서 지칠 수가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일단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다음에 내려놓을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제가 번아웃에 쉽게 빠지시는 분에게 몇 가지 단어는 쓰지 말라고 하거든요. ‘절대’, ‘당연히’, ‘반드시’ 이런 극단적인 말들이요. 이런 단어를 앞에 붙이는 순간 스스로를 지치게 할 수 있어요. 그 단어만 빼고 생각하셔도 훨씬 나아질 수 있어요.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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