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어쩌다 보니 만년필과 잉크에 빠졌습니다
[책 속 명문장] 어쩌다 보니 만년필과 잉크에 빠졌습니다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3.08.2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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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혼자서 문구를 즐기는 것도 재미있지만, 많은 사람과 문구 이야기를 나누면 문구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나 관점을 나눌 수 있어서 그 애정이 더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좋아하는 것을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좋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 여러분과 문구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6쪽>

만년필을 사용한다는 것은 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내 취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펜은 오래 쓰면 쓸수록 내 손에 맞게 촉이 길들여지기 때문에 맞춰가는 재미도 있지요. <34쪽>

만년필은 가격의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저렴하다고 안 좋은 만년필인 것도,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만년필인 것도 아니죠. 저렴한 만년필이라면 편하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좋고, 비싼 만년필이라면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내게 ‘맞는’ 만년필인지 아닌지는 가격과 상관없지요. <45쪽>

‘케믿사’는 ‘케이 믿고 사세요.’의 줄임말인데, 제 시필을 보고 잉크를 구매하면 그만큼 만족한다는 고마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숨겨진 온고잉 잉크의 매력을 발굴하는 일은 생각보다 재밌었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제 시필에 반해 잉크에 발을 들이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저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잉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구매하기 쉬우며 색상이 예쁘고 품질도 좋은 잉크를 추천하는 ‘케믿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14쪽>

화려한 색 변화는 없지만 단색 자체만으로 예쁜 잉크는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다 마르고 난 후 선명하게 보이는 농담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한 가지 색 안에서 진한 부분과 연한 부분이 나뉘면서 종이 위로 번진 모양은 꽤나 아름답거든요. <122쪽>

처음 봤을 때 어떻게 한 가지 잉크에서 완전히 다른 두 가지가 나올 수 있는지 충격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너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었어요. <142쪽>

잉크 덕질의 진짜 매력은 어떤 색이든 도전할 수 있고, 또 도전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색의 잉크를 만나 “역시 나는 이 색을 좋아했어!”라며 원래 알고 있던 내 취향을 확고하게 다지는 즐거움도 좋지만, “나 이런 색도 좋아하잖아?” 하며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신선함도 중독적이지요. <236쪽>

가끔 우스갯소리로 문구를 수집하는 분들과 죽을 때까지 잉크를 다 못 쓸테니 한 병씩 마셔야겠다고 하거나 스티커랑 마스킹테이프로 죽을 때 관을 꾸며야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281쪽>

[정리=한주희 기자]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이선영(케이캘리) 지음 | 한스미디어 펴냄 | 284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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