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우앤드류, ‘존버’말고 ‘즐버’하는 사람
드로우앤드류, ‘존버’말고 ‘즐버’하는 사람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3.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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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우앤드류가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묻는다면 열이면 열 다르게 대답할 것이다. 누군가는 디자이너라고, 누군가는 자기 계발 유튜버라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라고, 인테리어 브이로거라고, 캘리그라퍼라고, 작가라고, 강연가라고 할 것이다. 그의 직업을 세다 보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게다가 갈수록 늘어나니 ‘N잡러’라고 할 수밖에 없나 싶을 때쯤 그가 쓴 책 『럭키 드로우』에서 딱 맞는 표현을 발견했다. 드로우앤드류가 뭐 하는 사람이냐고? 그는 좋아하는 일로 즐겁게 돈을 버는 사람이야.

드로우앤드류 [사진=드로우앤드류 인스타그램]
드로우앤드류 [사진=드로우앤드류 인스타그램]

드로우앤드류는 25세에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도전해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지만, 3년 동안 열정을 다해 일했던 회사에서 어이없게 해고당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남을 위해 죽도록 일하는 대신, 나를 위해 죽도록 일하겠다고 결심한다.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책상을 선물했다. 내가 꿈꾸는 나를 그려 나간다는 뜻을 담아 드로우앤드류라는 이름을 짓고 이케아에서 5만원짜리 책상을 샀다. 그 책상에서 회사의 일이나 외주를 받은 일이 아닌 오직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 즉 드로우앤드류의 일을 시작했다.

첫 번째 드로우앤드류의 일은 캘리그래피 과외였다. 재미로 들었던 캘리그래피 원데이클래스가 생각난 것이다. 월급 150만원을 받던 인턴 시절, 시간당 2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였을 땐 몰랐다. 수업료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창출할 줄은.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을 낳았다. 과외를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캘리그래피를 보고 브라이덜 샤워 초대장, 향초 라벨 등을 디자인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그 후 본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키워 인플루언서가 됐다. 그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자 강연, 컨설팅 요청이 쇄도했다.

[사진=드로우앤드류 인스타그램]
[사진=드로우앤드류 인스타그램]

‘6개월 만에 1억을 벌고 배운 것들’ 드로우앤드류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이 영상은 13일 기준 132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드로우앤드류는 부자이며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그는 “저는 큰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돈이라도 즐겁게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정정한다. 그래서인지 “단 한 번도 돈을 빌려달라는 DM을 받은 적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유튜브 채널 댓글창엔 돈 얘기가 아닌 구독자의 자아성찰 글들로 가득하다.

‘존버’라는 말이 있다. 비속어와 ‘버틴다’의 합성어로 힘든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버틴다는 뜻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0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73.5%가 ‘현재 직장에서 존버 중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드로우앤드류는 꼭 ‘존버’를 해야하냐고 묻는다. ‘존버’하는 사람이 아니라, ‘즐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즉 즐겁게 버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림, 운동, 글쓰기, 요리 등 사소해 보이는 일도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저에게 많이 물어봐요. 남들에게 돈 버는 방법을 왜 알려주냐고, 너만 잘되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저는 그러면서 더 성장했고 수익도 더 늘어났거든요. 콘텐츠를 만들 때 항상 생각해요. 이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단순히 재미없는 일은 절대 못 하는 성격이라서, 좋아하는 것이 돈이 되게 하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기꺼이 공유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무엇을 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이 하나 더 떠올랐다. 드로우앤드류, 그는 좋아하는 일로 즐겁게 돈을 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사람이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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