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 이하 출협)는 지난 27일 오후 일부 도서관에서 유해성을 이유로 장서 열람 제한 및 폐기를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시대를 역행하는 검열 행위”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며 우려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최근 충청권 소재 도서관 등을 대상으로 성교육 및 성평등, 성적 지향 등을 다룬 도서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민원인들은 유해 도서로 117종을 거론하며 일반 이용자에 대한 열람 제한, 대출 금지, 나아가 폐기를 요구했다. 그중에는 교과서 수록 도서인 허윤미 작가의 『달라도 친구』,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권윤덕 작가의 그림책 『꽃할머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협은 이에 “문제가 제기된 도서들은 도서관의 전문인력인 사서들에 의해 선정 및 관리가 되고 있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없이 전국의 도서관에서 대출이 되고 있는 도서로서 사회적 공동의 가치와 유익을 훼손한다고 볼 수 없다”며 “도서관과 사서는 ‘도서관인 윤리선언’에 기반하여 개인의 사상과 편견을 배제하고 공공의 유익을 위해 도서를 선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도서들을 유해 도서라 명하고 접근을 제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도서관과 사서에게 자기 검열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출판의 자유는 개인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하고 전파하여 국민주권과 행복권을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2014년에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사회문화적 특성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범부처적으로 문화적 권리 보호와 차별 시정, 인식 제고 등을 위한 정책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특정 분야의 도서를 제한한다는 것은 문화 다양성을 저해하고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