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 개최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 개최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7.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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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열린 플랫폼P 긴급 공개 간담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 왼쪽부터 사회자 박초롱(출판사 딴짓 대표), 이학준(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 연구원), 이슬아(작가, 헤엄출판사 대표), 조현익(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장), 주용범(경의선책거리 부스협의회장), 차해영(마포구의원, 플랫폼P 운영위원),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정유민(작가, 플랫폼P 입주 출판인). [사진=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이하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센터 운영 파행으로 수개월째 입주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마포구의 출판문화 현안에 대한 긴급 공개 간담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이슬아 작가 겸 헤엄출판사 대표, 이학준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 연구원, 차해영 마포구의원, 정유민 작가 겸 플랫폼P 입주 출판인, 조현익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장, 주용범 경의선책거리 부스협의회장 등 출판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입장을 공유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역시 패널 중 한 명으로 초청됐지만 불참했다.

마포구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책 문화를 꽃피워 온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출판사와 작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등 여러 주체가 자생적으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독립서점과 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독서문화 활동도 활발하다.

이에 서울시는 2010년 1월 서교동 일대를 마포 디자인·출판 특정진흥지구로 지정하고, 출판을 특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장기적인 구상 속에 마포구와 함께 2020년 플랫폼P를 설치했다. 52개사가 입주한 플랫폼P는 지역 책문화의 거점시설로서 입주사들의 창업‧협업 지원은 물론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전시, 워크숍 등 다양한 시민 대상 행사를 열어 호평을 받아 왔다.

지난 5월 4일 출판인들이 마포구청 앞에서 플랫폼P 운영 파행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그러나 지난해 박강수 마포구청장 취임 이후 플랫폼P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말부터 마포구는 ‘센터 성격을 재검토하겠다’며 통상 3년 단위인 운영 계약을 3개월, 9개월 단기로 올해 12월까지 ‘쪼개기 계약’하더니, 갑자기 입주 연장을 위해서는 마포구 사업등록자인 동시에 대표가 마포구에 1년 이상 주민 등록된 자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신설했다. 이번에 입주 연장을 해야 했던 2기 입주사 14곳 중 해당 요건에 충족되는 입주사는 단 2곳뿐이다. 

그동안 플랫폼P 운영과 관련된 사항은 마포구의원‧외부 출판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해 왔는데, 마포구의 이번 자격 요건 신설은 운영위원회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6월 8일 입주 연장 심사를 위해 소집된 운영위원회는 절차상 문제가 있어 당장 해당 안건을 심의할 수 없다고 봤지만, 다음날인 9일 마포구는 ‘안건이 운영위원회 승인을 얻지 못했으므로 입주사 14곳 전원이 연장 대상자가 아님’을 통보했다.

이 결정에 따르면 전체 입주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1‧2기 계약이 이번 달로 종료되는데, 예년 같으면 벌써 완료됐어야 할 신규 입주사 선발은 아직도 진행되지 않았다.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측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센터 공간에 본인의 핵심 공약 사업인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개관하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사회적 논의 등의 민주적 절차 없이 독단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열린 플랫폼P 긴급 공개 간담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에서 차해영 마포구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플랫폼P 운영위원이기도 한 차해영 마포구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존 지역 문화를 살리고, 주민들이 원해서 추진한 사업이었는데 집행자가 바뀌었다고 쉽게 변경돼서는 안 된다”며 특히 “주민참여예산 제도나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마포구 등록 사업자나 마포구 소재의 직장인 등도 ‘주민’으로 간주하는데, 구민이 아닌 이들을 무작정 배제하는 정책은 다른 자치구에서도 마포구민을 배제할 명분을 주게 돼 오히려 구민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마포구는 플랫폼P 사태 외에도 지난해부터 도서관 예산 삭감 논란, 경의선 책거리 폐지 등 기존에 융성한 책문화 인프라를 축소하려는 듯한 행보로 출판계와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조현익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장은 “지자체장의 임기인 4년이 아닌 앞으로의 100년을 염두에 두고 마포구와 책문화 백년대계에 대해 다같이 토의하며 입장을 잡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럴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1,200여개 회원사를 지닌 출판계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를 비롯한 여러 출판단체와 시민단체가 입주사 협의회와 연대해 마포구와의 중재를 시도해 왔지만, 마포구는 만남과 대화를 거부하며 ‘마포구민을 위한 시설로 개편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오전 열린 플랫폼P 긴급 공개 간담회 ‘마포구 책문화를 지켜 주세요!’에서 이슬아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

한편 상위 행정기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마포구 소관의 문제이긴 하지만, 서울시의 역할이 너무 없다. 정책적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출판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서울시, 중앙정부 등에도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아 작가는 “서울시민이 차별받는 문제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서울시가 나서서 중재했어야 한다”며 “‘책 읽는 서울광장’ 등으로 책 관련 이미지메이킹에 힘쓰는 서울시는 책을 이미지메이킹 도구로 쓰고 버리지 말라”고 꼬집었다.

정유민 작가는 “플랫폼P가 사라지게 되면 장기적으로 지역 출판문화에도 영향이 클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안 그래도 지역 출판 관련 사업 박한데 서울, 그것도 마포구에서도 정리를 했다는 선례가 있으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라는 핑계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서울은 좋은 모델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출판계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입주사 협의회 측은 서울시에 중재와 감사를 위한 민원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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