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넥서스는 6일 오전 경기도 파주 사옥에서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을 열었다. 대상에 서경희의 『김 대리가 죽었대』, 우수상에 이동현의 『파주(把住)』와 이석용의 『맛있는 사형집행 레시피』 등 총 세 명의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부상 및 상금 3,000만원이,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세 편의 수상작은 넥서스를 통해 출간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인 서경희 작가는 2015년 단편소설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이후 오랜 무명 시기를 보냈다. 지면이 없어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다 2021년부터는 1인 출판사를 설립해 『옐로우시티』,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하리』 등의 소설을 직접 펴냈다.
서 작가는 이 문학상에 3년째 도전했다. “지난해엔 대상 수상자와 친분이 있어 이 자리에 왔었다. 올해는 수상자라니 정말 기쁘다”며 입을 연 서 작가는 수상소감을 말하는 내내 울먹이며 “등단에만 8년이 걸렸는데, 이후 제대로 청탁을 받지 못했다. 다시 장편 공모전에 당선되는 데 또 8년이 걸렸다. 문학 외적으로도 코로나로 운영하던 극단이 망하는 등 좌절이 많았다. 그러나 그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소설이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대상 수상작 『김 대리가 죽었대』는 대기업 홍보팀에 다니던 ‘김 대리’의 부고가 갑작스럽게 전해지면서 팀원들에게 한나절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김 대리의 사인(死因)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팀원들의 개인사가 드러나고, 사인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든다. 소설은 루머와 가짜 뉴스가 확대 재생산되며 유통되는 현시대의 세태를 블랙코미디로 그렸다.
본심 심사위원장을 맡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해당 작품에 대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짜 뉴스를 서사적 얼개로 삼은 역동적인 소설”이라며 “공들인 현장 탐사와 구체적인 인물 성격 구현으로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세 달간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총 400여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수상자들은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만의 장점으로 “다양한 시도를 존중한다”(이동현), “장르를 한정하지 않고 영상화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하는 등 젊은 감각이다”(서경희) 등을 꼽았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은 출판사 넥서스가 ‘장르의 경계를 넘어 형식의 벽을 깨는’ 참신한 작품 발굴을 목표로 2021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등단 여부나 장르, 대상 독자를 불문하고 원고지 600매 내외의 경장편 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수상작의 출간과 영상화를 지원한다. 1‧2회 대상 수상작인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와 『스피드』는 드라마 판권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