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48시간처럼’ 쓰는 법? ‘뇌’에 달렸다
‘하루를 48시간처럼’ 쓰는 법? ‘뇌’에 달렸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7.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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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절대적일까, 상대적일까? 답은 ‘절대적이기도 하고, 상대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흔히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들 한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하루를 48시간처럼 살며 수많은 일을 처리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고작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데도 하루가 짧다. 이처럼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시간의 체감 속도를 변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정신적 각성이다. 야구선수들은 찰나의 순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공을 잡아낸다. 이때 공이 실밥까지 보일 만큼 천천히 날아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거나 속으로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했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있다.

책 『뇌과학과 심리학이 알려주는 시간 컨트롤』(처음북스)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리를 뇌과학과 연결해 설명한다. 뇌가 각성된 상태일수록 경각심과 주의력이 높아져 같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그만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를 더 길게 쓰기 위해 우리 뇌의 각성 상태를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확실한 방법 하나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뇌를 수 시간 동안 집중하게 하면 주의력이 떨어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게 된다. 반대로, 잠을 자면 경각심과 에너지가 재충전된다. 매일 최소 7~8시간은 자야 하고, 업무 중에도 잠깐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실험 결과 낮잠을 잔 제트기 조종사들은 성과가 34% 향상됐다고 한다.

가벼운 운동도 뇌에 산소를 공급해 경각심을 높인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싶다면 휴식하는 몇 분을 아끼기 위해 계속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낮잠도 자고 매시간 일어나서 잠깐이라도 움직여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작게는 껌을 씹는 행위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음악을 듣는 행위도 시간을 느리게 가게 만든다. 책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음악이 뇌 속에 상당한 양의 도파민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해 사고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평소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한다. 관련 연구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뇌를 MRI 기계로 스캔한 결과, 음악을 들으면 주의력과 경각심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밝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속도에는 감정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격렬한 감정을 느낄수록 그 감정이 실제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긍정적인 감정을 낳는 경험을 찾아 헤맬 필요는 없다. 과거 경외심을 느꼈던 경험을 차분히 반추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풍부하게 확장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시간을 늦추려면 무슨 일을 하든 현재 순간에 전력으로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생의 목적은 최대한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이 깨어있어야 하고, 관찰하려 해야 하며, 묻기를 주저하지 말고, 배우려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을 즐기고 가능한 한 길게 늘리는 길이다”라고 전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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