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후계자는 누구? 서점업계 ‘창작 플랫폼 경쟁’
‘브런치’ 후계자는 누구? 서점업계 ‘창작 플랫폼 경쟁’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7.0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의 오픈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 [사진=밀리의 서재]

‘작가가 되는 가장 빠른 길’. 최근 독서 구독 앱 밀리의 서재가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의 한 줄 카피다. 정식 등단이나 기존 출간 경험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서비스로, 유수의 출판사들과 협력한 ‘브런치북 프로젝트’로 『90년생이 온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 무명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다수 배출해 온 ‘브런치’가 떠오른다.

브런치의 성공과 독립출판 붐 이후 출판 시장은 독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특히 다른 사업 영역으로 무한히 확장 가능한 ‘원천 IP(지식재산권)’로서 도서 콘텐츠의 저력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중이다. 이제는 서점업계도 단순한 책 판매를 넘어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밀리로드’뿐만 아니라 교보문고는 지난해 ‘창작의 날씨’를, 알라딘은 올해 초 ‘투비컨티뉴드’를 선보였다.

이들이 선두주자인 브런치와의 경쟁에서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내부 검증을 거친 사람만 글을 발행할 수 있게 한 브런치의 ‘작가 심사’ 시스템은 플랫폼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장치였지만, 다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심사 통과가 시험 합격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에서 ‘브런치 고사’라는 말도 나왔다.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 후발주자로 나선 창작 플랫폼들은 모든 독자를 작가로 대우한다.

알라딘의 오픈 창작 플랫폼 ‘투비컨티뉴드’ [사진=알라딘]
[사진=교보문고]
교보문고의 오픈 창작 플랫폼 ‘창작의 날씨’ [사진=교보문고]

먼저, 일반문학과 웹소설의 중간 영역인 ‘웹문학’ 플랫폼을 지향하는 ‘창작의 날씨’는 동료 작가들 간의 커뮤니티 기능, 세부적인 독자 피드백 시스템, 기성 웹소설 작가의 1:1 멘토링 서비스 등 신인 작가들이 창작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비컨티뉴드’는 브런치와 유사한 개인 블로그 형태로, 에세이·웹툰·웹소설·일러스트·사진 등 보다 가볍게 다양한 유형의 창작물을 게시할 수 있다.

또한 이들 플랫폼의 공통적 기조는 출간 등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자체 지원한다는 점이다. 출판사의 ‘간택’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밀리로드’에서는 작품이 ‘밀어주리’(추천) 1,000개를 받으면 정식으로 전자책을 연재하게 되며, 이후 반응에 따라 밀리의 서재와 모기업 KT그룹을 통해 종이책 출간, 영상화 등 2차 콘텐츠로의 연계도 진행할 수 있다. ‘밀리로드’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밀어주리’ Top 10 작가에게 창작 지원금 100만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다.

‘창작의 날씨’는 지난해부터 출간 및 영상화를 염두에 둔 총상금 1억원 규모의 장르소설 공모전 ‘서치-라이트’, 연재형 공모전 ‘글로소득’ 등을 진행했다. ‘창작자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투비컨티뉴드’는 콘텐츠 판매와 팬 후원으로 발생한 수익금의 90%를 작가에게 정산한다. 아직까지 대중적 인지도는 미지수지만, 온라인 도서 유통을 거의 독점한 대형 기업들인 만큼 앞으로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접근성 면에서는 기존 홈페이지와 창작 플랫폼이 분리돼 있는 교보문고나 알라딘보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하나로 창작 플랫폼까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밀리의 서재 쪽이 우수했다. 밀리의 서재 앱 홈 화면에서 별도의 로그인이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밀리로드’를 이용할 수 있어 일반 독자에게도 자연스럽게 노출될 확률이 높아 보였다.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플랫폼은 ‘창작의 날씨’로,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해당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단번에 찾기가 어려웠다. 홈페이지 상단 ‘브랜드 더보기’에 ‘창작의 날씨’로 연결되는 링크가 숨어 있었다. 별도의 회원가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