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통념 깨고 상반기 지배한 ‘세이노’… 비결은?
출판계 통념 깨고 상반기 지배한 ‘세이노’… 비결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6.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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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서점들이 상반기 결산 자료를 발표한 가운데,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이 압도적인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천억 원대 자산가 세이노가 전하는 부와 성공의 지혜를 담은 이 책은 지난 3월 출간돼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 현재까지 15주 연속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켰다. 돌풍을 일으킨 ‘세이노’, 그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구체적인 투자법을 알려주는 경제경영서보다 상대적으로 원론적인 자기계발서를 찾는 흐름이 바탕이 됐다. 출판계에는 경제 상황이 양호하고 주식 시장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기간에는 재테크 도서가, 그 반대 상황엔 자기계발서가 인기라는 통설이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경기가 안 좋아지고 주식 시장도 시들해지면서 경제경영서의 판매 신장률은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로 떨어진 반면, 경제경영서에 밀려 잠시 주춤했던 자기계발서는 이번 상반기 33.6%의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예스24에서도 이와 비슷한 35.6%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물론, 자기계발서 열풍만으로 『세이노의 가르침』의 이례적인 인기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교보문고는 이 책이 “여태까지 출판 마케팅의 통념을 깨부수며 출판계에 여러 가지 화두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72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의 정가가 7,200원으로 기본 10,000원이 넘어가는 요즘 책값과 큰 차이를 보이는 데다, 전자책은 아예 무료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가르침을 전파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확고한 신념에 따른 결정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세이노가 20여년 전부터 신문 칼럼,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한 글을 모은 책으로, 정식 출간 이전에도 ‘재야의 명저’로 불리며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제본서가 나왔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몸값이 오른다’,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헛된 환상을 버려라’와 같은 직설적인 화법과 현실적인 조언이 특징이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은 가격 책정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규모의 박리다매로 제작비를 회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책 무료 다운로드 건수는 집계에서 제외되었음에도 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2위와 큰 격차로 앞선 판매량을 기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종이책 판매와 무료 전자책 다운로드 비중이 64.8% 대 35.2%로, 무료라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종이책 판매가 2배 가까이 높았다. 기존 출판사들이 종이책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종이책을 충분히 판매한 후에 전자책을 출간하는 일반적인 유통 형태와 상반된다. 전자책의 높은 화제성이 오히려 소장본 개념인 종이책 판매까지 견인한 사례다.

주요 구매층은 과거 온라인을 통해 세이노의 글을 감상했던 30~50대로 나타났다. 이들에게는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되면서 대부분의 글에 저자가 최근의 생각을 덧붙이고, 새로운 원고를 추가한 점도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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