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저출산 문제의 진정한 해법은 무엇일까
[발행인 칼럼] 저출산 문제의 진정한 해법은 무엇일까
  • 방재홍 발행인
  • 승인 2023.06.01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재홍 발행인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에 소멸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적인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남긴 무시무시한 전언이다. 그는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 국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현실과 전망’ 심포지엄에서 “지금까지 한국을 네 번 방문했는데 매번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위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콜먼 교수는 일찍이 2006년에 이미 한국이 ‘인구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인물이다.

그동안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통계가 시작된 1970년 이래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이 수치에서 2013년부터 내내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 16년간 28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저출산 문제를 개선하고자 노력했다지만, 결과적으로 처참한 실패다.

생사에 관한 정책 수립이 어려운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터. 다만 우리만 유독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출산율 상승’이라는 단편적 목표에만 치중해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대표적으로 계속되는 경제난과 취업난, 높은 주거와 양육 비용, 경력 단절이나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제도적 지원과 인프라 부족, 출산과 양육에 대한 긍정적 인식 부족 등이 꼽힌다.

콜먼 교수는 특히 급격한 경제 발전 속도와 대비되는 전근대적 문화인 가부장적 가족주의와 낮은 성평등 지수, 가족 친화적이지 못한 노동환경 등을 지적했다. 저출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와 스웨덴 등 선진국은 성평등과 포괄적인 가족 복지를 기조로, 장기적이고 일관된 지원정책을 펼쳤다. 이에 콜먼 교수는 ‘근로시간 유연화 및 단축’, ‘성평등적이고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 ‘다양한 가족 형태 지원’ 등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MBN이 지난 3월 20대 미혼 남녀 8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보면, 지금 젊은 세대는 저출산 해법으로 경제적 지원 외에도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과 ‘장기적인 대책’을 꼽고 있다. ‘학교 폭력, 아동 학대, 성추행 등 사회적 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부터 ‘육아휴직 제도 사용 촉진 및 보완’, ‘양육과 돌봄에 관한 실질적인 사회적 기반 확대’ 등의 의견이 나왔다.

결국,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체질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책 『저출산 시대, 해법을 찾아라』(디지털유레카)에서는 “(저출산은) 가족 가치의 변화, 성평등 문제, 경쟁 중심의 자본주의, 개인의 생애주기 변화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하나의 사회적 징후다”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보다 본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