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없는 가족, ‘독서토론’이 답이다
대화 없는 가족, ‘독서토론’이 답이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4.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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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지금은 종영한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서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와의 어색한 저녁 식사를 재현해 큰 인기를 끌었던 코너다. 삭막한 식탁에서 용기를 내 말을 건네 보지만,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대화가 금방 끊기면서 더 어색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을 그렸다. 불리해지면 “밥 묵자”고 얼버무리는 경상도 아버지를 경험해 보지 못했더라도, 많은 이들이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서로를 잘 모르는 현대 가족의 초상에 공감했다.

업무, 학업, 집안일 등으로 바빠 가족 관계가 소홀해지고 나면, 막상 대화를 하려고 해도 마땅한 주제 찾기가 쉽지 않다. 대화가 없으니 오해가 쌓이고, 참다 참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하는 잘못된 말하기 방식으로 상처를 주게 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최근 독서모임이 유행하면서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며 시야를 넓히는 토론 독서법이 주목받는데, 이를 가정에도 적용해 ‘가족 독서토론’을 해 볼 수 있다. 책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토론과 글쓰기』(선비북스)에서는 가족 독서토론을 하면 공통의 주제를 놓고 정해진 토론 규칙 속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깊은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돼 친밀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가족끼리의 토론인 만큼 실제 토론처럼 빡빡한 규칙을 세울 필요는 없다. 순서를 정해 공평하게 발언 기회를 갖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만 갖추면 된다. 처음에는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로 시작해 어느 정도 그 시간이 익숙해지면 기존에 알려진 토론 기법들을 활용해 더욱 짜임새 있는 토론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좋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서로 내용이나 태도에 대한 칭찬과 피드백을 나누는 것도 독서토론의 질을 계속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가족 독서토론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다음의 순서를 참고해 보자. 책 『중1 독서습관』(사우)에서는 가족 독서토론 준비는 장소 정하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유대인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자 할 때 겉표지에 꿀을 발라 좋은 인식을 심어 줬다. 익숙한 공간인 집에서 토론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달콤한 군것질거리가 있는 카페 등의 장소에서 독서토론을 진행한다면 독서토론이라는 이벤트에 더욱 애착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본격적인 책 이야기에 앞서 책과 관련된 일상 이야기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해 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이들과 『묵자』를 읽고 토론할 때는 교실 속 친구들 간의 권력 구도에 대한 이야기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고 토론을 할 때는 그동안 가족이 함께 다녔던 여행 이야기로 물꼬를 텄다고 한다. 관련 신문 기사나 영화도 좋은 소재가 된다.

저자는 “책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 내용과 관련하여 평소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털어놓게 된다.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기도 하고 함께 머리를 모아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며 가족간 대화의 양과 질을 동시에 늘릴 방편으로 독서토론을 추천한다. 부모는 가르치고 아이는 배우는 수직적인 관계를 벗어나 수평적인 위치에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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