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 표제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썼던 유명한 문장이다. 이 선언은 모계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내 안의 ‘여성적 힘’을 선포하며, 어머니의 시대를 넘어서고,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저자 하재영은 이 책에서 서로 가장 가깝지만 거의 모르는 한 여성, 어머니의 생애사를 인터뷰하며 그와 교차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나대는 여자아이’를 꺾으려 했던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인정받으려고, 상처 주려고 모든 힘을 쏟아 부었던 딸. 각자의 생을 통과해 다시 마주앉은 모녀의 서사가 펼쳐진다.
■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 27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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