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로망 ‘한 달 살기’… 비용은 얼마?
모두의 로망 ‘한 달 살기’… 비용은 얼마?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2.1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은 살아 보는 거야’.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강렬한 광고 문구다. 과거에 비해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남들 다 하는 것처럼 유명 관광지를 ‘도장 깨기’하듯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한 달 살기’와 같이 한 곳에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인처럼 ‘살아 보는’ 여행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달 살기’는 기본적으로 프리랜서, 휴직자 및 이직 준비자, 50대 이상 은퇴자 등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고려해 볼 수 있는 여행 방식이다. 그런데 시간 외에도 우리를 망설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으니, 바로 돈이다. 짧은 해외여행 한 번에 드는 비용을 생각해 보면 무려 한 달간의 여행을 위해서는 ‘시간 부자’일 뿐 아니라 실제로 부자여야만 할 것 같다.

책 『여행 말고 한달살기』(어떤책)의 저자 김은덕, 백종민 부부는 “한 달씩이나 여행한다고 하면 목돈이 필요할 것 같지만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또 부담이 줄어든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세간의 오해를 단호하게 바로잡는다. 이들은 2013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시작으로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칠레, 프랑스, 인도, 미얀마,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도시에서 총 40번 이상 ‘한 달 살기’를 경험했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한국의 비싼 생활비 덕분(?)이다. 파리, 런던, 뉴욕 등 물가가 특별히 비싼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부분 생활 물가가 서울과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때문에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공과금, 저축, 이자, 월세, 대출금 등을 제외하고 나가는 한 달 순수 생활비를 기준점으로 잡으면 된다. 이들은 일부 도시 외에는 한 달 숙소 500달러, 생활비 1,000달러를 기준으로 예산을 짰다.

이 예산이면 어느 정도의 집에 살 수 있을까? 책에 따르면 동남아에서는 500달러로 수영장과 체육관이 딸린 근사한 원룸형 콘도를 빌릴 수 있고, 스페인이나 체코, 크로아티아 등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유럽 도시에서라면 중심지에서 살짝 벗어난 지역에서 방 한 칸을 빌릴 수 있다. 물론 물가가 비싼 도시에서라면 방 한 칸을 빌리는 데 두 배 이상의 금액이 들기도 한다.

장기 숙박 할인이 적용되는 숙소를 선택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할 경우, 호스트에 따라 어느 정도 임대료 협상도 가능하다. 책에서는 예약 전에 숙소에서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청소나 조식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대신 일부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문의해 보라고 조언한다. 이전 여행에서 호스트로부터 받은 좋은 리뷰, 영상 자기소개 등으로 믿을 수 있는 여행자임을 어필한다면 협상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올라간다.

이 외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항공료 정도인데,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기에 맞춰 미리 예매하는 건 필수다. 또 관광객처럼 매 끼니를 유명 레스토랑에서 먹는 대신 장을 봐 요리를 해 먹고, 비싼 투어 대신 대중교통과 도보를 적극 이용해야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의 생활에 녹아드는 ‘한 달 살기’만의 매력을 십분 체감할 수 있다.

여기에 각자의 형편과 취향에 따라 공연비, 수업료 등의 여가 비용을 옵션으로 추가하면 예산 책정이 끝난다. ‘한 달 살기’는 여행과 생활의 중간에 있는 독특한 여행 방식이다. 저자들은 “거창한 계획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여행을 해 보라”고 권한다. 축구, 와인, 서핑, 공연, 어학 등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 일상 곳곳에 배치한다면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단, 옵션 비용도 출발 전에 미리 알아보고 계획을 세워 무분별한 지출을 막아야 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