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과 노무현의 ‘입’ 강원국, 두 번째 ‘말하기’ 책에 무엇을 담았나
김대중과 노무현의 ‘입’ 강원국, 두 번째 ‘말하기’ 책에 무엇을 담았나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3.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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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관련된 속담은 수 없이 많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등…. 그런데 이 속담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훈은 하나로 요약될 수 있다. 바로, 말을 신중해서 사용하라는 것. 말은 글과 달리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은 내 생각을 온전히 담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정작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중언부언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말하기 습관을 가다듬고 배워야 하는 이유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곁에서 8년간 그들의 연설문을 다듬었던 강원국 작가가 또 말하기에 관한 책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를 썼다. 지난해 6월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를 펴냈지만, 저자는 그 책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과 말하기 강의를 하며 공부한 것들,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을 녹여냈다고 말한다.

작가가 이 책에서 전하는 조언 중 하나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라’는 것이다. 흔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을 콘텐츠가 빈곤한 사람으로 취급해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는 것을 피하는데, 작가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 따르면 반복은 사람들이 화자의 말을 믿게 만들고, 본인도 그 말에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최면 효과가 있다. 작가는 달변가로 유명한 김대중 대통령도 “나는 열 번 얘기해도 듣는 사람은 처음이다. 반복해서 말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며, 필요한 말은 반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작가는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을 지켜보는 것이 말하기 훈련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하기 방식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우선, 즉석에서 뱉은 말을 글로 풀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놀지 않으며, ‘비록~일지라도’나 ‘결코~하지 않겠다’같은 말의 짝을 적절하게 맞춰 쓴다. 단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인데, 그래야 듣는 사람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한자어 대신 우리말 사용하기 ▲속담이나 숙어 사용하기 ▲단어의 뉘앙스 차이 구분하기 등은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담대함과 용기’는 말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다. 남과의 갈등에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용기,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떳떳하게 질문하는 용기, 대세에 따르지 않고, 외톨이가 되는 걸 감수하는 용기들이 모두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즉, “나를 드러내기 위해 자신 앞에서 딴청을 부리면 안 되며, 나의 허세, 비겁함, 표리부동함을 직시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두려움 속에서, 갈등 앞에서 용기 내어 말하자”며 달변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대면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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