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독서모임, 이렇게 해야 오래 갑니다
‘너도 나도’ 독서모임, 이렇게 해야 오래 갑니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1.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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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 MZ세대 사이에서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태그니티’(해시태그+커뮤니티) 문화가 일상이 됐다. ‘태그니티’란 학교나 직장 등의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공통된 취향 하나로 모이는 자발적 공동체다. 책을 주제로 모이는 독서모임도 이에 해당하는데, 성실한 자기계발을 뜻하는 ‘갓생(God+生)’ 열풍과 맞물리면서 특히 각광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독서모임’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40만6,000여개의 게시물이 뜬다. 이는 ‘독서’가 포함된 해시태그 중 ‘독서’(418만개), ‘독서스타그램’(115만개)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지난 2021년 책과사회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 보고서에서도 이런 흐름의 조짐을 읽을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면 활동이 대폭 감소한 상황 속에서도 독서모임 활동은 온‧오프라인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전문 플랫폼을 통해 이미 짜인 커리큘럼에 참가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개인이 이끌어 가는 독서모임이라면 처음의 열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도서 선정에서부터 실제 모임 진행 및 정리까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책 『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에서는 독서토론 전문가인 저자가 이런 고민들에 대한 상세한 조언을 건넨다. 너도 나도 한다는 독서모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우선 독서모임에 알맞은 책은 따로 있다. 대부분의 독서모임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생산적인 토론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토론하기에 좋은가를 기준으로 책을 골라야 한다. 기본적으로 개성이 뚜렷하고, 다루는 주제가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책이 깊은 토론을 끌어낸다. 토론이 잘 이루어지려면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갈려야 한다. 이 때문에 문학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처럼 등장인물의 성격, 줄거리, 결말 등이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울수록 좋고, 비문학이라면 반대로 작가가 확실한 입장을 취하는 논증 형식의 글이 좋다.

매주 같은 형식으로 반복되는 만남이 지루해졌다면, 저자가 말하는 ‘독서모임 그 이상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참고하자. ‘겹쳐 읽기 행사’는 2권 이상의 책을 한 번에 다루는 것이다. 본편과 속편처럼 이어지는 책이나 비슷한 성격을 지닌 책을 비교해 보거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하는 책을 함께 읽어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모임 구성원을 두 팀으로 나눠 서로 다른 책의 주장을 변호하도록 하는 ‘북 배틀’을 진행하면 더욱 재미있다. 

독서 모임의 참여자가 10명 이상이라면 직접 작가를 초청해 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해 볼 만하다. 2~3주의 홍보 기간을 두고 외부 참여자를 포함시키면 1인당 비용을 부담 없는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책 속 장소들을 탐방하는 작품 기행, 문집 발간, 팟캐스트 녹음, 독서모임 지원사업 참여 등의 이벤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모임의 활력을 다시 얻고, 구성원 간의 친밀감과 신뢰를 돈독하게 다질 수 있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여건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해야 한다면? 온라인 독서모임은 이동의 부담이 줄고, 더 다양한 참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다. 쉽게 딴짓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인해 대면 모임에 비해 몰입도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자리를 비우거나 화면을 끄는 행위를 금지하고, 모두가 충분히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실제로 마주할 때보다 확실하고 크게 호응을 해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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