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원짜리 이모티콘으로 ‘연 매출 5억’, 비결은?
2천원짜리 이모티콘으로 ‘연 매출 5억’, 비결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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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 모바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며칠간 마비되면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그만큼 이 시대에 모바일 메신저는 일상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침에 눈을 떠 핸드폰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다시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종일 모바일 메신저와 함께한다. 이모티콘 산업은 이런 흐름 속에서 급부상했다. 시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움직이거나 소리가 나기도 하는 이모티콘은 표정이나 몸짓, 목소리를 확인할 수 없는 메신저 대화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해 준다. 많은 이들이 이모티콘을 일종의 페르소나로 사용하며, 사람과 상황에 따라 여러 이모티콘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이모티콘을 ‘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만드는 것’으로 시각을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기준 카카오톡에서 1천개 이상의 이모티콘이 누적 1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고, 10억원 이상을 달성한 이모티콘도 92개에 달했다. 이모티콘 시장은 대부분 해당 플랫폼의 승인 기준을 통과하면 출시되는 오픈 마켓 형태다. 나만의 아이디어와 작업용 노트북 정도만 있으면 별다른 초기 비용이나 교육 없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개당 제작 시간도 길지 않아 주부나 학생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취미나 부업으로 시작하기도 쉽다.

연 매출 5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6년차 이모티콘 작가 ‘김나무’ 역시 가볍게 만들기 시작한 이모티콘이 인기를 끌면서 이모티콘 제작을 본업으로 삼게 됐다. 그는 카카오가 처음으로 이모티콘 작가를 오픈 마켓 형식으로 모집하기 시작할 즈음, 낙서 같은 그림도 이모티콘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이모티콘 창작을 시작했다. 초기에 만든 이모티콘 중,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주목받은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 대박을 터뜨려 한 달 만에 약 1억 2,000만원의 수익을 벌어다 줬다. 회사원 시절 연봉 2,000여만원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물론 매번 이렇게 놀라운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며, 신규 이모티콘일수록 메인 화면에 노출이 잘 되기 때문에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서 개별 작품에 대한 월 수익은 줄어들기 쉽다.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이모티콘을 출시해야 하는데, 플랫폼의 승인을 받는 단계가 가장 까다롭다. 이모티콘 시장 중에서도 가장 승인 받기가 어렵다는 카카오 이모티콘에서 지금까지 60개 이상의 이모티콘을 승인시킨 작가는 최근 출간한 책 『무조건 돈 버는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중앙북스)에서,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실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책에 따르면, 이모티콘은 화면이 작은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그림의 디테일보다는 의미 전달에 중점을 두는 편이 좋다. 특히나 카카오는 그림 실력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중시한다. 저자의 작품 중에는 한 세트에 들어가는 24개의 이모티콘이 전부 완전히 같은 그림인 ‘복붙’(복사+붙여넣기) 이모티콘들도 있다. 웹툰 작가 등 마감에 시달리는 직업군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작가님 마감이 얼마 안남아서요..’ 이모티콘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제작 시간을 줄이면서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효율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타깃층을 세분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쓸 수 있는 범용적인 이모티콘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초보 작가의 가장 흔한 실수다. 물론 모두가 모든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이모티콘도 인기를 끌 수 있겠지만, 넓은 범위를 타깃으로 잡는다는 건 그만큼 경쟁 상대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특정 연령층이나 직업군, 특별한 상황에 처한 사람으로 타깃을 세분화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하나의 이모티콘 세트 안에 중복되지 않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넣어야 승인될 확률이 올라간다. 또, 저작권 및 윤리지침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에서 승인을 받기가 너무 힘들다면, 규모는 좀 더 작지만 승인율이 높은 다른 플랫폼에 도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플랫폼으로는 라인 스토어, 네이버 OGQ 마켓, 네이버 밴드 스티커샵 등이 있다. 책에서는 이모티콘 플랫폼별 특성, 이모티콘 제작 시 참고할 수 있는 사이트, 이모티콘 제작 과정 등 보다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 이모티콘을 만드는 과정을 즐기길 바란다. 꼭 ‘돈을 벌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즐기면서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작가가 재미를 느껴야 그 재미가 온전히 이모티콘에 담기고 구매자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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