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코치] 연봉과 처우 때문에
[조환묵의 3분 코치] 연봉과 처우 때문에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2.11.07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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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때 현 직장의 연봉과 처우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헤드헌터가 지원자에게 면접 시 주의사항으로 몇 가지를 당부하는 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현 직장의 낮은 연봉이나 승진에 대해 불만을 가급적 언급하지 말라는 점입니다. 급여, 성과급, 직급, 직책, 복리후생 등 물질적 보상이나 처우 조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면접관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사람, 즉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약한 사람으로 비쳐지기 마련입니다.

면접에서는 자신의 핵심 역량과 직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회사에서 뽑고 싶도록 만드는 면접 전략이 필요합니다. 최종 합격을 통보 받은 후 채용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연봉을 포함한 처우 조건을 인사팀과 협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라고 평가할 경우, 무리한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서로 협의하여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됩니다.

직장인의 이직 사유이자 이직 희망 회사의 선택 기준 넷째는 연봉과 처우입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이직 사유를 조사해보면 낮은 연봉과 처우 불만이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만일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직장인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아마 1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직의 가장 큰 이유가 내심 연봉 인상이라고 해도 굳이 속내를 밝힐 필요 없다는 것쯤은 직장인 대다수가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단순히 높은 연봉만을 쫓아 이직을 하면 경력관리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당장은 몇 백만 원 정도 손해를 볼지언정 회사의 장기 비전, 성장 가능성 등에 인생의 승부를 걸고 과감하게 도전한다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발전하면 직원도 더불어 성장하여 승진의 기회도 빨라지고 급여뿐 아니라 성과급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출발은 남보다 조금 늦었지만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여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직을 희망하는 후보자들과 사전 인터뷰를 하다 보면 희망연봉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이직 경험이 없는 주니어급의 경우, 헤드헌터에게 이직 제안을 받으면 스카우트에 대한 부푼 기대로 연봉 인상을 세게 부르기도 합니다. 이직 시장에서 소위 자신의 몸값(?)을 정확히 모른 채 한껏 들떠서 현재 연봉보다 20% 이상 높게 요구하지만 냉정한 현실을 차분히 설명해주면 희망연봉을 상황에 맞게 조정합니다.

물론 이직할 때 고연봉을 당당히 요구하는 직무분야도 있습니다. AI, 빅데이터, 반도체, 바이오, 플랫폼, 게임 등 연구인력이 절대 부족한 업종에서는 경력 연차에 상관없이 개발자 쟁탈전이 벌어져 연봉 인플레 현상이 심합니다. 실력이 검증된 개발자는 현재 연봉보다 적게는 20% 이상, 많게는 50% 이상 고연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또 1년마다 이직하여 30대의 젊은 나이에 억대 연봉자가 됩니다. 서로 뺏고 뺏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인재 구인난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편으로는 최종 연봉 협의에서 50만원 차이 때문에 입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4,950만원이냐 5,000만원이냐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하다가 연봉 협상이 결렬되는 것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5,000만원대의 연봉은 과장 직급이라서 올려줄 수 없으니 4,950만원에 최후 통첩을 했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현재 연봉 4,800만원에서 150만원 연봉 인상은 너무 적으니 앞의 숫자라도 바꾸겠다는 심산으로 5,000만원대를 요구하는 바람에 양쪽 입장이 팽팽히 맞서다 결국 판이 깨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경력사원 이직 시 연봉 인상률은 대체로 5~15% 사이에서 형성됩니다. 회사의 평균 연봉 인상률이 보통 5% 이하라면 이직 시 연봉 인상률은 그것보다 조금 높은 선에서 정해지는 것이 순리입니다. 최종 합격자가 회사에서 처음 제시한 연봉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회사가 꼭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한번 정도 연봉 수정안을 추가 제시할 수 있지만, 두 번 세 번 밀당을 계속하여 성사된 사례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연봉 이외에 성과급, 직급, 수당, 복리후생비 등 다른 처우 조건으로 절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직은 험난한 도전이자 힘든 결정입니다. 만일 현 직장을 퇴사하고 새 직장에 입사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적절한 조건에서 멈추고 새 출발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거친 물살을 헤치며 거슬러 오르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잠잠한 물결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우직함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이사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직장인의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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