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의 매니저는 과연 몇 명일까?
한류 스타의 매니저는 과연 몇 명일까?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1.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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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위상이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그러나 전면에 나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아티스트나 최근 매스컴 노출이 늘어난 작곡‧작사가, 안무가들의 정보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사실상 더 많은 수를 차지하는 다양한 스태프들에 대한 정보는 없다시피 하다.

“한 팀의 아티스트를 성공시키려면 백 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최근 출간된 책 『엔터테인먼트사의 25가지 업무 비밀』(민음인)의 부제다. 글로벌 케이팝 그룹 ‘마마무’ 제작자이자 RBW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20여년간 엔터 업계에 몸담아 온 저자는 케이팝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엔터 산업의 세계를 직종별로 상세하게 다뤘다. 우아한 백조가 물속에서는 바쁘게 발을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스태프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화려해 보이는 스타의 모습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책이다.

케이팝 아티스트와 관련된 직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매니저’다. <전지적 참견 시점> 같은 관찰 예능을 통해 조명받으며 더 알려진 직업이기도 하다. 매니저는 크게 아티스트의 스케줄을 관리하고, 그에 따라 이동하고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하는 ‘로드 매니저’와 방송국 PD, 작가 등을 만나 아티스트에게 맞는 섭외를 따 내고, 아티스트 홍보 콘텐츠를 기획하는 ‘홍보 매니저’로 나뉜다. ‘전참시’와 같은 방송에 주로 등장하는 매니저의 모습은 로드 매니저에 가깝다. 한 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팀은 보통 총 2~3인의 매니저로 구성되며, 로드 매니저로 일하며 현장을 경험한 뒤 홍보 매니저로 진급하는 수순이 일반적이다.

로드 매니저로 입사해 현장에 투입되면 곧바로 큰 차를 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운전 능력은 필수다. 업무 강도도 꽤 높은 편이다. 실무자 인터뷰에 따르면, “주7일 근무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측에서도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만,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스케줄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새벽 퇴근은 물론이고, 한밤중에 출근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멘탈도 강해야 한다. 인터뷰에 응한 RBW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본부의 이헌민 이사는 “사실 개인 생활 없이 누군가를 케어하는 것은 외로운 일”이라며 “만약 화려함만 생각한다면 매니저라는 직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스타의 매니저가 아닌, 아티스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존재인 팬들을 관리하는 ‘팬 매니저’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 팬클럽이 소속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포터 혹은 비공식적 마케터로서 큰 역할을 하기에, 팬 매니지먼트 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부서에서 일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이 흥미로운데, 바로 회사 소속 아티스트의 팬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팬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업무에 도움이 되겠지만, 담당해야 할 아티스트의 팬이라면 오히려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 팬 매니저는 팬들과 엔터사, 아티스트 사이에서 모두를 배려하며 중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력서를 살펴보면 (…) 팬클럽 임원 경력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쉽게도 이런 경우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한다.

신인개발팀은 흔히 아이돌들의 ‘길거리 캐스팅 비화’에 등장하는 이들이다. 신인개발팀의 업무에서는 원석을 발견하는 캐스팅만큼이나 이를 갈고 닦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트레이닝도 중요하다. 대부분 청소년인 아이돌 지망생들은 연습생 기간 동안 예비 아티스트로서의 교육을 받는 동시에 학교생활을 하고, 인성‧체력‧건강‧사회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리를 받는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신인개발팀에는 각 연습생의 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트레이닝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은 물론, 예민한 시기에 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엄마 같은 따뜻한 시선과 말하지 않아도 상태를 파악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요즘은 데뷔 전에도 연습생 생활 과정을 콘텐츠화하는 경우가 많아, 영상‧사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능력도 있으면 좋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A&R(Artists&Repertoire), 기획제작, 인사 관리 및 경영 등 엔터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직종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엔터 업계는 대중에게 작은 행복을 줄 수 있는 보람 있는 직업은 맞지만, 스스로의 행복은 또 다른 차원의 형태로 준비하고 만들지 않으면 자칫 잃어버릴 수도 있는 그런 어려운 업계, 어려운 직업군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엔터 업계에 진입할 수많은 후배들이 이 책을 보고 엔터 업계의 환상과 실제 사이에서 본인의 진짜 행복을 찾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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