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책’과 ‘독자’ 사이의 독서신문
[발행인 칼럼] ‘책’과 ‘독자’ 사이의 독서신문
  • 방재홍 발행인
  • 승인 2022.11.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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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은 이따금씩 명사들의 독서법이 담긴 책을 소개한다. 그들의 책 읽는 방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조금 더 책과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완숙한 독자들에게는 소박한 내용이긴 하지만, 독자들이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는다.

명사들의 독서법이라고 해서 꼭 기품 있거나 우아한 것은 아니다. 이들의 독서법은 의외로 전부 소박하다. 예컨대 문유석 판사는 중국집 기본 반찬인 짜샤이가 맛있으면 다른 음식도 맛있다며, 책도 조금만 펼쳐보고 맛을 본 뒤 재밌으면 본격적으로 읽는다고 한다. 그는 이같은 자신의 독서법을 ‘짜샤이 독서법’이라고 부른다. 한편, 독서로 부자가 됐다는 개그맨 고명환씨는 하루에 여러 권을 10쪽씩 읽어서 매일 독서하는 습관을 유지했고, 다독가로 알려진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책을 숭배하지 말라”며 찢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며, 특출난 재능이나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처럼 책 읽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책에 접근하기 어려워한다. 이유 중 하나는 들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책이 주는 효용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 필요한 생활 정보는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 되고, 오락거리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SNS에서는 숏폼 콘텐츠가 범람한다는데 대표적인 ‘롱폼’ 콘텐츠인 책이 들어설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현대에 등장한 매체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이 선사하는 ‘깊은 사유’의 매력을 가져다주기는 어렵다. 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사유가 집약된 책의 ‘깊이’를 따라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책만큼 깊은 매체를 인류는 발명해내지 못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2000년도 더 된 고전인 『성경』이나 『호메로스』, 『논어』 같은 고전에서 여전히 지혜를 찾을까. 그럼에도 매년 반복되는 국민 독서율 하락 소식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에 독서신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독서신문의 역할은 점점 멀어지는 독자와 책 사이에 있으면서 그들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어야 한다. 독자들이 더욱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책을 안내해야 하고, 시민들이 책에 담긴 지혜를 익히고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독서신문의 ‘책 읽는 대한민국’이라는 기치 안에 집약된 생각이다.

지난해 51주년 창간호에서 필자는 독자들이 독서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독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우리 기사도 질적으로 훌륭한 쾌감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살 더 먹은 이 시점, 일년 간 나의 바람이 얼마나 현실화됐는지 반성이 밀려온다. 다만, 책을 기반으로 전하는 기사가 독자들에게 깊은 지혜와 신선한 통찰을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제 52주년이다. ‘책 읽는 대한민국’이 완성될 때까지 독서신문은 꾸준히 책과 독자 사이를 연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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