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이라는 부제를 지닌 이 책은 작가가 10년간 미국 전역의 생추어리에서 찍은 나이 든 농장동물들의 사진집이다. 생추어리란 공장식 축산 시스템 등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자연 상태에 가까운 환경에서 살도록 조성한 보호 시설이다. 다양한 경로로 생추어리에 와 인간 중심 세계에서 지워졌던 생의 시간을 다시 누리게 된 동물들의 몸에는 지워지지 않는 학대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얼굴에는 생명의 자유와 품위가 깃들어 있다. 작가는 이들이 자신을 안전하게 여길 수 있도록 진흙과 배설물 속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최소한의 장비를 사용해 눈을 마주치며 겸손하게 이들의 내면을 담았다.
■ 사로잡는 얼굴들
이사 레슈코 지음 | 김민주 옮김 | 가망서사 펴냄 | 156쪽 |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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