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후회’, 결국 ‘더 나은 나’를 만든다
쓸데없는 ‘후회’, 결국 ‘더 나은 나’를 만든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10.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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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이미 지나가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의 감정이다. “꽃길만 걷자”라는 말이 있듯이, 살면서 아쉬운 순간은 없을수록 좋다는 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누군가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면, 그는 좋은 삶을 산 것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살면서 괜찮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고, 아쉬움이 없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자기계발서들은 ‘~할걸’이나 ‘~했더라면’이라며 후회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합리적인 ‘생각법’이나 ‘의사결정법’ 등을 처방해주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후회를 최소화하면서 살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이렇게 말한다. “후회없이 살겠다고요? 그건 헛소리예요.” 오히려 그는 저서 『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을 통해 후회는 인간만이 가지는 특별한 능력이며 그 덕분에 계속 발전할 수 있었다고 역설한다.

책에 따르면 후회는 인간의 두 가지 독특한 능력에서 시작된다. 하나는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 능력이 만날 때 후회라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후회는 과거로 돌아가 실제 일어났던 일을 부인하고 다른 선택을 해본 후, 다시 현재로 돌아와 과거가 바뀔 때 지금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또한 모두가 후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발달심리학자 로버트 거튼태그와 제니퍼 페럴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세 이하의 아동들은 ‘후회’를 이해하지 못했다. 또한 신경과학자 나탈리 카미유는 ‘안와전두피질’이라고 불리는 뇌 부위에 병변이 있는 사람은 “어떠한 후회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후회가 없는 사람들은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아니라며, “후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마음의 표지”라고 강변한다.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애써 자기 자신을 속이려는 것일 수도 있다.

나아가 저자는 후회가 있기에 미래의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후회는 최소화가 아닌 ‘최적화’해야 할 대상이며, 잘만 활용하면 우리를 ‘더 나은 나’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래도 후회는 아프다.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머리 속에 자꾸만 떠올라 우리를 괴롭힌다. 과거에 다른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비교, 그리고 나쁜 선택을 한 스스로를 탓하는 비난이 일어나 쓰라린 느낌을 받는다. 잦은 후회로 자신감이 사라진 사람이라면 예상되는 후회의 감정 때문에 선택과 결정의 상황이 두려워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후회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살면서 별의별 후회가 밀려올 수 있지만, 모든 후회가 마음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된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살면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네 가지 후회를 언급했다.

네 가지 후회 중에는 ‘좀 더 열심히 운동했더라면’이나 ‘꾸준히 저축했더라면’처럼 건강‧자산‧교육 등과 관련해 자신의 성실성을 반성하는 ‘기반성 후회’,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더라면’처럼 부족했던 용기를 되돌아보는 ‘대담성 후회’가 있다. ‘도덕성 후회’는 ‘그 애를 괴롭히지 말걸’하고 과거 자신의 양심에 호소하는 후회이며, ‘관계성 후회’는 ‘부모님에게 더 사랑한다고 말할 걸’하고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인간관계가 사라졌을 때 느끼는 후회이다.

후회와 관련한 저자의 솔루션은 간단하다. 그는 이 네 가지 범주를 벗어나는 유형의 후회의 감정이 든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후회이므로 무시하라는 것이다. 설령 후회가 들더라도 금방 지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결정해야 할 것이 네 가지 유형에 해당된다면 “숙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을 미래의 자신(5년 뒤든, 10년 뒤든, 80세가 되었을 때든)에게 투자하라”며 “미래의 관점에서 어떤 선택이 당신의 기반을 다지고, 합리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옳은 일을 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지 자문해보라”고 강권한다.

삶은 수많은 선택과 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는 인생에 결정적인 것도 있고, 대수롭지 않은 것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진정으로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우리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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