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다은의 독사③ 아버지 사랑방 독서회
소설가 김다은의 독사③ 아버지 사랑방 독서회
  • 관리자
  • 승인 2006.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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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독서회를 만든 강상호연구사(좌)와 회장 명길성씨(우)

강상호 연구사의 독서에 대한 열정
  아버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주변의 아버지들은 스스로 지쳐 있어 세상을 변화시키기에 너무 둔감해 보인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시간도 없다.

 술이라도 한 잔 한답시고 친구들끼리 모여 앉으면 힘들고 짜증스런 현실에 불평을 늘어놓을 뿐이다. 또 만나도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생활 현장 속으로 돌아가 다람쥐처럼 열심히 일하는데도 사회로부터 점점 도태되어 간다.

  이런 지치고 무기력한 아버지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 사람이 있다. 바로 아버지들을 위한 ‘사랑방 독서회’를 만든 경남 교육 연수원의 강상호 연구사.

 경남교육연수원에서 연간 5.000여명의 교사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연수하고, 한국교원연수원 독서지도사과정의 원격강사로도 맹활약중인 그는 독서지도에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2002년 전국독서새물결추진위원회가 주최했던 독서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강 연구사가 독서에 이렇게 열중하게 된 것은  ‘독서가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국어교사였던 그는 학생들이 학문의 세계에 제대로 몰입하거나 자신이 꿈꾸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학습 예고제를 통한 하이퍼미디어 독서습관지도’라는 독서법을 고안했다.

 국어교과 단원을 독서로 재구성했고, 독서 자체가 교과학습이나 생활지도 그리고 진로지도가 되게 한 것이다. 그는 직업상 학교를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가는 학교마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독서 모임에서 교사중심의 모임을 만들어 나갔다. 요즈음은 학부모 중심의 독서모임을 만들고 있는데, 어머니들을 위한 ‘풀꽃묶음’ 독서회도 있었다.

 

어려움 속 2003년 첫 모임
  강상호 연구사가 만든 50여개의 독서모임 중에 ‘사랑방 독서회’는 가장 의미 있는 모임 중의 하나라고 했다. 사회생활을 같이하는 술친구들을 모아 만든 독서모임이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을 처음 제안 했을 때, 그들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책이나 공부는 지긋지긋하니까 제발 그런 일은 하지 말자고 완강하게 거절했다. 사실 오래간만에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직장과 가정의 고달픔을 늘어놓던 사람들에게 뜬금없이 책을 읽자고 하니 쉽게 먹힐 리가 없었다. 하지만 강 연구사의 수없이 많은 설득을 거치면서, 그들은 최소한 책 읽는 일을 한 번 시도나 하자는데 가까스로 동의했다. 

   첫 모임은 2003년 4월에 이루어졌다. 첫 모임에 책을 읽어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런저런 책 주변 이야기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책을 읽어오지 않은 자신들의 모습에서 뭔가 깨닫는 것이 있는 듯 했다. 그 다음 모임에서는 한 사람 두 사람씩 책 읽어오는 사람이 늘어났다.

 독후 감상문을 준비해와 발표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책이 정보를 넘어서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사이 자신의 생각, 아이 교육의 방향, 가정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토론하기 시작했다.

  사실 사랑방의 회원은 아버지들이지만, 그들은 우리나라 기업에서 활동하는 직장인이다. 그들은 독서가 가정에서 아버지 역할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직장인의 마음가짐과 능력도 향상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태 왜 직장에서 그렇게 무기력하고 짜증이 났는지도 파악하게 되었고, 자신을 개발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게 되었다. 기업도 혁신을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 독서를 통해 아버지와 직장인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랑방 독서회

정례화 되어있는 열린 독서회
  사랑방 독서회에는 읽는 책들은 세상에 화두가 되는 책들로 회윈이라면 누구나 추천할 수 있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새로운 가치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책, 자기 개변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 주로 선정된다.

 독서 토론회의 포인트는 그 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들은 함께 읽거나 읽어준다.
 

 책 토론의 결과는 각자가 책임진다. 선정된 책의 토론 내용은 일일이 기록하지 않는다. 회원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기록하고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는다. 독후감을 쓰거나 부담을 주는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좋은 책의 내용은 바로 생활에 투영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결과를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아버지 사랑방의 회장은 명길성 씨이고 회원의 연령은 다양하다. 회원 가입이나 탈퇴는 엄격한 편이어서 회원 전원의 참석과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독서회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8시에 모인다. 시간이 어중간하여 식사를 거르고 오는 사람이 많아 아예 독서회는 식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참가자들은 매월 이 만원의 회비를 낸다.

  총무는 그 돈으로 다음 달 읽을 책을 미리 구입하여 회원들에게 배부한다. 불참자는 거의 없는 편이다. 사정상 책을 읽지 못했더라도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도 나오는 편이다. 모임은 정례화 되어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총무가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하여 사전 연락을 하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한 처방의 가능성 제시
    아버지 사랑방 독서회는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처방의 한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되지 않아 정치만 탓하고, 시대만 탓하고, 자신만을 탓해서는 비전이 없다.


 취직을 하고 나서도 안주하면 발전은커녕 매너리즘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시대를 준비하는 이 모임에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독서동아리의 성격상 사람이 많으면 사단도 많고 독서회의 시간도 길어지므로, 당분간  더 이상 회원을 맞이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강 연구사는 이 사랑방 모임에 가입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다. 제 2의 사랑방 독서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지역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홈페이지 www.edu.co.kr/ko1412에 접속하면 독서습관이나 독서모임에 접할 수 있는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독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원격연수강의를 하고 있는데, 참고로 그 주소를 적어두면 http://cyb.knkygyeongnam/shkanghttp://cyb.knkygyeongnam/ictreading 이다. 

▲ 김다은(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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