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상상하다
[책 속 명문장]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상상하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0.12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무렵에 미국 전역의 도시들은 공원을 만들고,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보호림을 조성하고, 핵심 수원 주위로 보호구역을 설치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서 많은 도시 지역 내부와 주위로 일종의 녹지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한 세기나 그 이상 전에 도시의 자연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동부회색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바로 그 도시에 다시 나타나서 번성할 수 있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런 변화는 이 지역에 산 적이 없는 종이나 함께 살기에는 너무 크고 튼튼한 종을 포함해 다른 동물들까지 나름대로 여기에 진출하거나 돌아와서 머무르게 만들었다. 동부회색다람쥐는 미국 도시의 중심부에 돌아온 첫 번째 야생동물 중 하나지만, 이들이 마지막은 아니었다. <83쪽>

도시가 다른 대부분의 생태계와 가장 확실하게 다른 것 중 하나는 하나의 핵심 생물종이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생태계를 변화시켰지만, 몇몇 산업 농장을 제외하면 도시만큼 인간의 행동이 큰 영향을 미치는 곳도 없을 것이다. 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두 번째 특징은 도시가 굉장히 새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현재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는 거의 모두 중동에 있는데, 역사가 겨우 7000년밖에 되지 않았다. 고고학적 기록이 1만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이 살아온 정착지로 여겨지는 고대 예리코는 우리 지구의 45억 년이라는 역사에 비교하면 순식간일 뿐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기묘하고 새로운 도시라는 환경에 이제 막 적응하기 시작했다. <133쪽>

2012년에 생물학자들은 뉴욕시티 자유의 여신상에서 약 16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종의 참개구리를 발견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놀랍고 고무적이지만, 사실은 도시생태학 연구 대부분은 놀라운 발견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저 도시 자연에 관한 우리의 지식을 더해주는 기본적인 데이터와 작은 통찰력을 만들어낼 따름이다. 하지만 이 작은 통찰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우리의 서식지에 함께 사는 동물들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수록,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346쪽>

[정리=김혜경 기자]

『어쩌다 숲』
피터 S. 알레고나 지음 |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펴냄 | 424쪽 | 19,8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