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사춘기, 사실 ‘이것’ 때문?
무서운 사춘기, 사실 ‘이것’ 때문?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0.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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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흔한 고민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사춘기에는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최근 출간된 『소용돌이치는 사춘기의 뇌』(다림)는 사춘기 청소년에게 생기는 여러 변화를 뇌과학 지식을 통해 해설하는 책이다. 책에서는 사춘기에 유독 늦잠을 많이 자고, 부모님과의 갈등이 잦아지고, 스마트폰에 푹 빠지게 되는 것 등이 모두 청소년기 뇌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말한다. 도대체 사춘기 청소년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밤에는 늦게 잔다고, 아침에는 깨워도 안 일어난다고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흔하다. 사실 이 시기 수면 패턴 문제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춘기에는 밤에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두세 시간 늦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생체 리듬도 자연스럽게 두세 시간 늦춰진다. 성인기에는 아침 7시 정도가 되면 정신이 각성되기 시작하고 9시 정도면 활동하기에 충분한 에너지가 생기지만, 사춘기에는 9시는 되어야 각성 상태가 되고, 11시쯤 되어야 에너지가 충전된다. 책에서는 “청소년들이 늦잠을 자고 아침에도 졸려하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닌 뇌가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춘기에 과도하게 감정적이거나, 어른들에게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도 뇌와 연관돼 있다. 먼저 청소년의 뇌의 경우,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발달은 거의 끝났지만, 이성적인 사고와 통제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한창 발달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감정에 휩싸였을 때, 화를 참고 이성적으로 감정을 설명하도록 스스로를 통제하는 기능에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뇌를 전체적으로 제어하는 총사령관 역할인 전전두엽이 아직 완벽하게 기능하지 못해 감정이 시키는 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성인에 비해 높다.

또한 두뇌의 각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 회로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소통 과정에서 정보의 손실이나 왜곡도 쉽게 발생한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잦은 갈등을 빚는 이유다. 반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며, 두뇌 발달 단계 역시 비슷해 신경 회로의 구조가 유사한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은 비교적 쉽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등에 특히 의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사춘기는 쾌락을 느꼈던 특정 행위에 빠져들도록 하는 도파민 수치가 일생에서 가장 높으며, 뇌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가 집중적으로 발달해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즉각적인 보상의 쾌락이 주어지고, 주로 시각을 자극하는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에 중독되기 쉽다. 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게임은 수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며, 무엇보다 뇌가 전체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특정 영역에만 계속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청소년기 뇌 발달에 가장 좋은 방법은 책 읽기다. 책을 읽으면 뇌의 전 영역이 고르게 활성화된다.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은 책을 읽을 때도 17개의 뇌 영역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뇌가 시각 정보 외에도 글로 묘사된 다양한 감각을 상상하면서 그 감각들을 실제로 느끼는 것처럼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책 읽기를 통해 길러진 논리적인 사고력과 언어 능력이 사춘기 청소년이 겪는 감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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