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만 살리는 논술은 안 된다
학원만 살리는 논술은 안 된다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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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최근 2008학년 대입부터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논술에 쏠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내 서점에 나가보면 친구들과 함께 논술코너를 찾은 학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띤다.
그동안 입시위주의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교양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이러한 정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논술은 결국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그러한 독서를 통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독서는 바로 전인교육의 한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증대는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에 하나의 단비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이미 여타 출판사들이 앞 다투어 논술에 관한 책을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고전이나 명작들도 새롭게 선보이는 등 그 기대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다르게 도서판매는 기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출판계의 푸념이다. 독서에 대한 관심은 증가했지만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변하지 않는 교육정책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은 청소년들에게 독서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고전이나 명작들에 대한 분석을 요령 있게 가리키는 학원들만 살찌우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학원에서는 논술을 국·영·수와 함께 주요과목으로 가르치는 등 논술열풍이 불고 있다. 요약된 자료를 가지고 이를 다시 주입식으로 강의하는 학원. 그러한 학원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현실. 하나의 슬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독서가 청소년들의 지식과 교양을 살찌우는 이유는 책속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의 표현력과 상상력, 현실에 대한 절묘한 비유나 풍자 등이다. 단순히 이 책은 어떠한 류의 책이고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는 것이 아닌 책속 전체에 흐르는 작가의 땀과 정성인 것이다.

 정부나 교육당국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좋은 대학 좋은 학교에 대한 선호의식 때문에 그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가장 편한 방편으로 학원을 선택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교육당국의 정책이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갉아먹고 그들에게 돌아갈 지식과 교양을 가로막는 정책이 아니라면 청소년들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해야 한다. 독서는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이루는 중요한 요인이다. 세계가 도서관 확충이나 독서에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독서가 바로 국가경쟁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학원만 살찌우는 정책이 아닌 청소년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독서신문 1388호 [200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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