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인간관계 스킬, 경조사비는 얼마까지?
어른들을 위한 인간관계 스킬, 경조사비는 얼마까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0.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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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 바로 인간관계다. 사람을 마음이 아닌 머리로 대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씁쓸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적절한 눈치와 계산은 필수다. 『그럼에도, 당신과 잘 지내고 싶어요』(문예출판사)는 인간관계 코칭 전문가인 저자가 일상 속 각종 관계 문제에 명쾌한 조언을 건네는 책이다. 경조사비를 적절하게 책정하는 법부터 끼고 싶지 않은 뒷담화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어른들을 위한 현실적이고 유용한 인간관계 스킬을 상황별로 담았다.

대체 경조사는 어디까지, 어떻게 챙겨야 맞는 걸까? ‘기브 앤 테이크’라는 기본적인 원칙은 알지만, 애매한 관계와 상황 때문에 매번 생각이 많아진다. ‘차라리 경조사 챙기는 기준이 법처럼 딱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저자는 “매번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얼마를 내야 하지?’, ‘식장에 가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나만의 ‘경조사비 표준 책정표’를 만들어 두라”고 조언한다. 이때 기준 삼아야 할 것은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속에 떠오른 첫 느낌과 이 관계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이다.

저자가 예시로 제시한 표에서는 ‘연락이 3년 이상 끊겼던 사람’, 소식을 듣고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 사람, ‘앞으로 볼 일이 없는 사람’의 경조사비는 0원으로 책정돼 있다. 거래처나 직장에서 가깝지 않은 사람으로 ‘굳이 나한테까지 연락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 일대일 만남이 없는 관계라 식장에는 불참하겠지만 아예 안 챙기기엔 뭣한 사람이라면 돌려받지 않아도 괜찮은 액수인 3만원이다. 동창, 학교 선후배, 회사 동료 등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면 5만원, 이 경우 식장은 시간이 되면 참석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이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며,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다만 저자는 어느 정도 가까운 사람이라면 “경조사비를 ‘교환’이 아니라 ‘투자’로 생각하라. 상대와 나의 ‘관계 계좌’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형편이 되는 선 안에서 넉넉하게 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경조사비 액수는 이 관계에 대한 나의 신뢰와 성의를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이 앞서 내 경조사를 제대로 챙겨 주지 않아 서운했던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이 관계가 나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계속 잘 유지해 나가고 싶다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감정은 뒤로하고 관계에 투자를 한다는 관점으로 생각해 보라”며 먼저 마음을 크게 써서 나쁠 것은 없다고 조언한다.

한편,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듣게 되는 일도 많다. 사람들은 왜 뒷담화를 좋아하는 걸까? 책에 따르면, 뒷담화는 사람들 사이 대화에서 무려 3분의 2를 차지하며, 동물들이 서로 털을 다듬어 주는 그루밍처럼 관계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행위다. 사람들은 뒷담화를 할 때 서로를 더 가깝게 여기고 유대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어차피 뒷담화를 완전히 차단하거나 외면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는 함께해 결속력은 챙기되, 판단은 미뤄 두고 상대방의 감정에만 적당히 공감해 주는 것도 조금 비겁하지만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동조하기를 요구받더라도 “아,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던데”, “아, 진짜요?” 등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해야 한다. 일종의 책임 회피 전략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해 내가 아니라도 이어지는 뒷담화라면 그 대화에는 최대한 끼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내게도 의견을 묻는다면 마찬가지로 모르쇠 전략으로 답변하면 된다.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뒷담화에 조금씩 가담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못된 행동을 욕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저자는 “문제의 행동을 욕하지 말고 (…) 최소한 나는 그런 행동과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는 노트 등에 이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뒷담화 충동을 가라앉힐 수 있다. 이밖에도 습관적 뒷담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껌을 씹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보는 등 정신을 환기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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