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노브레인 이성우가 찾은 ‘불안한 시절을 건너는 법’
[책 속 명문장] 노브레인 이성우가 찾은 ‘불안한 시절을 건너는 법’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9.3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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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해주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좋아하는 것을 그만둬도 상관없어야, 그 일에 더 집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이었죠.
너무나도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노래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당황스러웠지만 이어지는 선생님의 말, “록을 25년 했는데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말에 무릎을 탁 치며 “그렇죠! 그렇죠!”라며 연신 호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4~15쪽>

저도 성우 씨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제가 성우 씨의 얘기를 듣고 한 말을 정확히 다시 하면, “그렇다면 가수 할 필요가 없겠네요”였죠.
당시 제가 본 성우 씨는, 노래를 ‘잘’ 부르고 공연을 ‘잘’하는 가수가 ‘안 되면 어떡하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인정하듯 노브레인은 25년 넘게 노래를 한 우리나라 대표 록그룹인데, 노래를 ‘잘’하고 공연을 ‘잘’하고 싶다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더군요.
무엇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 못하고 있으니 현재를 버리고 혹은 바꿔서 다른 상태로 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비롯됩니다. <18~19쪽>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도 행복하고 기타를 칠 수 있을 때도, 노래를 부를 때도 행복합니다. 록커인 제게는 당연한 일들이지만 그동안 너무 당연했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320쪽>

헤세는 나방과 새를 통해 자아실현의 중간 단계를 표현했습니다. “나방이 자신의 뜻을 별이나 뭐 비슷한 곳까지 향하게 하려 했다면, 그건 이룰 수 없는 일이겠지. 다만 나방은 그런 따위 시도는 안 해.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꼭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 거야.”
즉 헤세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일반 사람들을 화려한 나비가 아닌 나방으로 표현했습니다. 수선스럽게 자신의 본분과 목표를 잃어버리고 별을 쫓는 나비가 아닌, 소박한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나방 말입니다.
(…) 지금 성우 씨의 모습은 헤세의 나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일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강아지들과 잔디밭을 구르다가 문득 행복을 느끼는 것만큼 소박한 게 또 있을까요. <323~324쪽>

[정리=김혜경 기자]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 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펴냄 | 324쪽 | 1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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