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여행 산문집 3부작으로 널리 알려진 이병률 시인이 신작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달)를 출간한다.
전작 『혼자가 혼자에게』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산문집에는 ‘사랑’에 대한 글들을 담았다. 꾸준히 사람의 세계를 여행해 온 시인이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책을 펴내는 것은 처음이다.
어느 늦여름 밤 제주의 한 바닷가에서, 새로 작업하는 것이 있냐는 후배의 질문에 시인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사랑 이야기를 한 권 쓸까?” 이 순간을 계기로 한 편씩 썼던 사랑 이야기가 모여 책이 되었다.
시인의 이야기 속에서 어떤 진심은 오롯이 전해지지만, 어떤 진심은 가 닿지 못하고 미끄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의 터널을 성실히 통과해 온 시인은 이를 성공이나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각각의 이야기가 가진 빛남과 아름다움을 보듬는다.
시인은 말한다.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그리움의 인자(因子)”가 움직인 흔적이 사랑이라면, 어떤 특정한 부분만을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그러므로 슬플 것도 쓸쓸할 것도 없이 이 모든 게 사랑의 다양한 모양일 뿐이라고.
직접 찍은 사진과 나란히 놓인, 엽서 같고 편지 같은 시인의 글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경험한 듯한 사랑의 순간들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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