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와의 어려운 대화, 행간을 읽자
‘금쪽이’와의 어려운 대화, 행간을 읽자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8.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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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내에서의 대화가 아이의 성장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대화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보호자들이 늘어난다. 그러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아예 대화가 단절되는 일도 많다.

책 『초등 엄마 말의 힘』에서는 초등생 아이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행간에 숨은 무의식을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직 교사이자 초등 교육 전문가인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진실은 표면적인 말 너머에 존재했다. 아이의 내면에는 ‘강아지들’처럼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본능과 충동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강아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아이의 진짜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기 전, 먼저 자신의 내면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저자는 “아이를 위해 대화법을 배운다는 표면의 소리들은 진실이 아니다. 그 진실이 아닌 것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백날 배우고, 강연 듣고, 정보를 찾아 헤매도 소용없다”고 말한다. 어른의 마음속에도 ‘강아지들’이 사는 건 마찬가지이기에 아이와의 대화에서 내가 실제로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았다면, 이제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볼 차례다. 교실에는 꼭 남을 웃기기 좋아하는 아이가 있게 마련이다. 농담을 많이 하고, 유치한 표정이나 몸 개그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면 보호자는 아이가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건 아닌지 걱정하며 아이를 진정시키려고 애쓴다. 농담의 내용이나 방식에 어느 정도의 지도는 필요하겠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농담을 할 줄 안다는 건 대화의 행간을 읽을 줄 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선생님이나 보호자 앞에서 농담을 하는 아이는 권력에 대한 저항 심리를 자신에게 안전한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농담을 잘하는 아이들의 무의식 강아지는 교사의 권위를 존중할 줄도 알고, 권위에 도전할 줄도 아는 양면을 모두 지녔다. (…) 오히려 농담을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이 권위 앞에서 강한 저항을 드러내다 억압받는다. 또는 저항을 포기하고 순응을 택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농담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그림, 음악, 운동 등 다른 방식으로 무의식적 욕망을 표출할 출구가 꼭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어른은 아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점점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게 될 아이에게 보호라는 명목으로 과한 통제를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아이를 품 안에만 두고 싶어 하는 보호자의 애착 욕구와 자유를 갈망하기 시작한 아이의 분리 욕구는 무수한 갈등의 원인이 된다. 아이가 밖에서 친구와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할 때, 무조건 이를 금지하는 건 저항 심리를 자극할 뿐이다. 나와 아이의 욕구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아이가 친구와 편의점에서 같이 삼각김밥이랑 컵라면 사 먹고 들어온다고, 저녁은 그걸로 때우겠다고 할 때, 건강상의 이유로 안 된다고 하지 말자. 집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내 처지가 처량 맞아 그렇게 말하는 것뿐”이라며, 애착 욕구 때문에 억지 통제를 가하기보다는 “짜장면 사 먹고 오라고 용돈을 더 챙겨주는” 식의 현명한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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