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차기 영화의 원작으로 알려진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장편소설 『미키7』이 황금가지 출판사를 통해 국내 출간됐다.
끊임없이 전임자의 기억을 가진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는 주인공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SF의 재미와 철학적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먼 미래, 전 우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던 인류가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을 개척하려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토착 생명체인 크리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개척단에서 가장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익스펜더블(소모 인력)인 미키7(일곱 번째 미키)이 탐사 도중 발을 헛디뎌 얼음 구덩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키는 죽어도 복제인간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이유로 구조되지 않고, 이후 가까스로 기지로 생환하지만 이미 자신의 예전 기억을 갖고 되살아난 미키8(여덟 번째 미키)을 만나고 만다.
작가는 철학적 주제들을 이야기에 녹여내는 한편, 인류사를 기반으로 한 우주 개척사와 다양한 미래 설정,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혼합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해외 언론과 평론계는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이 이 소설을 영상화한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복제인간 미키의 모습이 소모품으로 취급받던 산업화 시대의 하층 노동자를 떠올리게 해, 그간 자본주의에 내재된 비인간화와 계급 간 갈등을 영상으로 잘 표현해 왔던 봉준호 감독이 영상화의 적임자라는 것이다.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 역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의 모든 작품을 이미 다 보았다며, 그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날 『미키7』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봉준호 감독은 다음 달부터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와 워너 브라더스의 지원을 받아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토니 콜렛, 틸다 스윈튼, 나오미 애키 등의 배우들과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 미술감독 피오나 크롬비 등과 함께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는 2023년 말~2024년 초 개봉 예정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