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성공시킨 진짜 비결은…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성공시킨 진짜 비결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7.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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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신만 모르는 일의 법칙 51』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 이혜운은 2007년 조선일보에 입사한 이후 거의 매일 점심과 저녁마다 사람들을 만났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만난 사람이 어림잡아 5,000명이라는 그는 대기업 CEO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부터 한류 콘텐츠 붐의 주역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그들만의 ‘일 잘하는 법칙’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렇게 수집한 51가지 법칙을 심리학이라는 틀로 풀어냈다.

특히 경영자나 관리자의 위치에 있는 독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책이다. 세계 최정상에 오른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생각보다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더 많은 이익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손해를 보는 상황인 줄 알면서도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경영의 성패를 가른다. 픽사, 넷플릭스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진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책에는 통념을 깨는 일화들이 다수 소개됐다. 가령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창업한 회사인 픽사의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을 금지당했다는 이야기는 새롭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픽사를 창업한 에드 캐트멀은 직원들의 ‘사회적 저하’를 막기 위해 잡스를 아이디어 회의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사회적 저하’(social impairment effect)란 복잡하거나 낯설고 서툰 일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능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잡스는 창의적인 리더로 유명하지만, 유머와 공감능력은 부족해서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사정없이 몰아붙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회의 때마다 잡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얼어붙은 분위기에서는 나올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캐트멀은 잡스에게 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주문했고, 잡스도 이 방법에 동의했다고 한다. 책에서는 “당신이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절대로 잡스처럼 해서는 안 된다. 틀린 의견일지라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스틸컷

지난해 최고의 OTT 화제작이었던 <오징어 게임>의 성공 비결에는 색다른 배울 점이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와 계약 당시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 분배를 약속하지 않았다. 이 같은 계약 조건이 창작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었으며 넷플릭스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대신 넷플릭스는 제작비 등에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인센티브가 아쉽기는 하지만, 넷플릭스가 아니면 <오징어 게임>과 같은 작품은 나올 수 없었으리라고 말했다.

흔히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창조력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연봉 1억원’과 ‘연봉 8,000만원+성과에 따른 보너스 50퍼센트’라는 선택지가 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50퍼센트의 추가 수익보다는 조금 적더라도 확실하게 보장되는 수익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보너스가 있을 때 열심히 일하고 보너스가 없을 때 적당히 일하는 식으로 일의 강도를 조절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일자리를 선택할 때 ‘보너스’는 의외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단, 인센티브를 주지 말라는 건 연봉의 총액을 줄여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의 인재 영입 원칙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되 보너스 조항은 넣지 않는 것이다. 그는 이미 능력이 검증된 직원들에게 불확실한 추가금을 제시하는 방식은 오히려 모욕이 될 수 있으며, 충분한 연봉을 주면 직원들이 인센티브 없이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작곡가 김형석도 “영감의 원천은 입금에서 나온다”고 말했듯, 높은 연봉이 보장될 때 잡념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얘기다.

책에 소개된 픽사와 넷플릭스, 두 사례를 통해 우리는 ‘우선 직원들의 마음이 편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진리를 배울 수 있다. 어려운 직원들의 ‘마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경영자나 관리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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