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출판사들의 조금 다른 ‘지역’ 이야기… ‘어딘가에는 @ 있다’
로컬 출판사들의 조금 다른 ‘지역’ 이야기… ‘어딘가에는 @ 있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7.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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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에세이 시리즈 ‘어딘가에는 @ 있다’ [사진=남해의봄날]

작지만 특색 있는 전국의 로컬 출판사 다섯 곳이 ‘지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5권의 시리즈 도서를 함께 펴낸다. 인문 에세이 시리즈 ‘어딘가에는 @ 있다’.

강원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의 포도밭출판사, 대전의 이유출판,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이 2년 이상 협력 기획·제작한 시리즈다. 이들 출판사는 매달 화상 회의를 하며 아이디어, 저자 물색, 디자인과 편집에 이르기까지 많은 과정을 함께했다.

책에서는 서울이나 수도권,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생활과 일을 아름답게 꾸려 가는 사람들이 전하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기록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체 시리즈의 북디자인은 타이포그래퍼로 유명한 안삼열 그래픽 디자이너가 맡았다.

각권의 종류와 소개는 다음과 같다.

인문 에세이 시리즈 ‘어딘가에는 @ 있다’ [사진=남해의봄날]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온다프레스)

강원도 태백에서 아내와 함께 레터프레스 작업을 하고 있는 이동행 작가의 산문집. 레터프레스는 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인쇄 방식이다. 이들은 어떤 동기를 품고 레터프레스에 입문했으며, 어쩌다가 첩첩산중의 도시 태백에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어떤 대단한 뜻이 있어서 레터프레스라는 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 우리의 삶이 어떠한 과정 속에 놓여 있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무수한 실패의 연속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는 ‘아마추어 인쇄공’의 솔직한 고백은 이 책의 백미다.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포도밭출판사)

충북 옥천 이주여성의 투쟁 기록. 상당수 이주여성들은 종일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가진 것이 없고, 집 안팎에서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된다. 이들은 ‘다문화가족’이란 울타리 속 누군가의 며느리, 엄마, 부인이 아닌 ‘나’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외친다. 이주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은 고통으로 쓰라리지만,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고통’이 아니라 ‘고통을 겪어 낸 그들’”이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는 동시에 서로를 보살피려 하는 ‘멋진 언니들’의 분투기를 <옥천신문> 기자 출신 한인정 작가가 책으로 엮었다.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이유출판)

대전에서 로컬숍을 운영하는 임다은 작가가 로컬에 대한 애정으로 기록한 도심 탐방기. 이 책은 과학의 도시로 알려진 대전을 다른 시각에서 살피며 원동 철공소 거리가 IMF 이전까지 금속 제조업의 메카로 명성을 떨친 곳임을 기억하게 해 준다. 호황기를 누리던 철공소 거리엔 기계에 손이 잘리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망치로 얻어맞으며 일을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대의 뒤안길이 된 그곳에서 장인들은 여전히 용광로의 뜨거운 쇳물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삶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전의 모습이다.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열매하나)

전남 순천에서 생태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해 작가가 ‘순천’과 ‘정원’을 주제로 풀어나간 동네 이야기. 진로를 고민하던 대학생 시절, 순천만습지와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국가정원 이야기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생태 가치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이후 저자는 생태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오래된 마을 ‘저전동’을 정원마을로 일구었고, 식물과 정원은 동네 사람들의 일상에 마법 같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숲을 닮은 도시를 꿈꾸는 저자는 ‘정원의 도시’ 순천에도 더 많은 정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남해의봄날)

경남 통영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지역의 목소리를 전해 온 정용재 기자가 통영의 명물 충무김밥을 속속들이 파헤친 식문화 취재기. 저자는 ‘진짜 충무김밥 원조집’을 찾기 위해 통영 역사를 기억하는 어르신, 충무김밥집 사장님 등을 인터뷰했다. 충무김밥의 유래와 역사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통영항을 중심으로 펼쳐져 온 지역의 생활사, 그리고 다채로운 음식 문화와 흥미진진하게 맞물린다.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지만 명확한 답을 알 수 없었던 ‘원조 충무김밥’을 찾아가는 하나뿐인 여정이 담긴 책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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