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지구 종말 100초 전? 코로나는 ‘원인’ 아닌 ‘결과’
[책 속 명문장] 지구 종말 100초 전? 코로나는 ‘원인’ 아닌 ‘결과’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6.09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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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1947년 처음 작동을 시작한 ‘종말 시계’(Doomsday Clock)에 따르면, 2022년 현재의 시간은 23시 58분 20초를 가리키고 있다. 종말까지 불과 100초만을 남겨둔 것이다. 이는 시계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종말에 근접한 상태로, 종말이 그야말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143쪽>

우리는 재난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며, 재난으로 인해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었다고 여긴다. 우리는 재난 이전까지 누려왔던 소소한 일상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순진하게도 재난만 종식된다면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정확히 그 반대다. 재난 이전에 일상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불모의 것이 되어버린 일상의 반복이 가져온 귀결이 바로 재난-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다. (…)
글로벌 자본주의의 파괴와 약탈을 멈출 수 없다면, 재난은 결코 종식되지 않는다. 재난은 다른 형태로, 더 파괴적인 버전으로 부단히 갱신되며 반복해 도래할 것이다. <238~239쪽>

가능성의 부재, 그것은 잠재성으로 충만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좀비의 뒤틀리고 꺾인 기형의 몸은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배아적 신체다. 나는 사력을 다해 가능성들을 남김없이 침몰시키고는, 고요한 표면으로부터 무엇이 떠오르는지 보고자 한다. 이제 자신이, 그리고 세계가 무엇이 될는지. (…)
눈에 띄지 않는 극도로 희미한 미광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빛이 자취를 감추는 아주 어둡고 내밀한 곳까지 들어가야 한다. (…) 거추장스러운 장식물을 벗어던지고 그럴듯한 속임수들로부터 떠나, 가능성들의 종말 한복판으로 나아가자. 세계를 감산하고 덜어내는 작업에 착수하자. <320쪽>

[정리=김혜경 기자]

『좀비, 해방의 괴물』
김형식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336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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