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날아 온 콜롬비아 시 문학, 도서전에서 만나요
바람 타고 날아 온 콜롬비아 시 문학, 도서전에서 만나요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6.02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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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프레디 치칸가나 시인, 로물로 부스토스 시인, 카탈리나 곤잘레스 편집자, 이문재 시인
(왼쪽부터) 프레디 치칸가나 시인, 로물로 부스토스 시인, 카탈리나 곤잘레스 편집자, 이문재 시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이하 도서전)에서 2일 오후 2시 콜롬비아 시 선집 『우리가 노래했던 바람』 북토크가 개최됐다.

콜롬비아는 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아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됐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콜롬비아 보고타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한 바 있다. 사회평론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우리가 노래했던 바람』은 양국 도서전 기념 ‘앤솔로지 교차 출간 프로젝트’의 하나로,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현대시를 모아 엮은 책이다.

2일 행사는 전시장 내 콜롬비아관에서 진행됐다. 책의 편집자인 카탈리나 곤잘레스가 북토크 사회를 맡았으며, 콜롬비아 시인 로물로 부스토스, 프레디 치칸가나와 한국의 이문재 시인이 양국 시의 유사성과 차이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대표 작품을 낭독했다.

로물로 부스토스는 콜롬비아 북부 해안 지방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콜롬비아 문화부의 국가 시문학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프레디 치칸가나는 야나코나 미트마크 원주민 국가 태생으로 남미에서 약 천만 명 정도가 사용하는 케추아어 사용자이며, 콜롬비아 국립대학 시문학상과 이탈리아 노시데 시문학상을 받은 시인이다.

한국문학번역원 초청으로 보고타국제도서전을 방문했던 이문재 시인은 “콜롬비아를 다녀오기 전에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로 대표되는 콜롬비아의 소설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시는 읽어 본 적 없었다. 콜롬비아에 가 보니 시인의 마음이 보편화된 곳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가 가진 보편성으로 전 세계 인류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며 양국 문화 교류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로물로 부스토스 시인은 “청년기에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에 처음 매혹되었고, 이후 <빈집>, <기생충> 등의 한국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 와 보니 현대적인 건물들과 전통 건축물인 고궁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은 다국적인 문화가 교차하는 공간인 것 같다. 도서전이 생소했던 한국 문학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디 치칸가나 시인은 “서울의 도심을 거닐면서 한국이 제 민족, 나라와 비슷한 점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스페인에게 정복됐던 역사로 인해) 케추아어에는 아직 글자가 없는데, 제 시가 한글로 형상화된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우리가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낭독 순서에 이문재 시인은 시 「끝이 시작되었다」를, 로물로 부스토스, 프레디 치칸가나 시인은 이번 콜롬비아 시 선집에 소개된 「쥐가오리」와 「한 줌의 흙」을 각각 낭독했다. 이문재, 로물로 부스토스 두 시인의 시는 한국어와 스페인어로 두 차례씩 낭독되었으며, 프레디 치칸가나 시인은 두 언어에 더해 케추아어로도 자신의 시를 낭독했다.

세 시인은 “우리는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시를 관통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같다”며, 최근 기후 문제 등 전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자연과 인간의 끊어진 연결고리를 복원하고, 국적이나 젠더를 떠나 전 인류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시의 힘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한편, 도서전 콜롬비아관에서는 한국과 콜롬비아의 다양한 문학 교류 프로그램을 만나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권력을 가진 여성: 콜롬비아 현대 여성 작가’,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소설 『폐허의 형상』에 대하여’,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동유럽 기행』 소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수의 콜롬비아 작가와 출판인이 한국의 독자들과 만났으며, 남은 도서전 기간에도 콜롬비아 문학을 보다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대담,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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