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분리수거가 건강을 해치는 이유
플라스틱 분리수거가 건강을 해치는 이유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5.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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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다르긴 하나, 재활용 로고는 대체로 세 개의 녹색 화살표가 돌고 도는 모양처럼 생겼다. 이것은 1970년 미국 컨테이너 조합의 재활용 로고 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디자이너 개리 앤더슨의 수상작에서 유래했다. 뫼비우스의 띠를 변용한 이 로고는 자원의 끊임없는 순환을 뜻한다. 또한 각 화살표는 수집, 가공, 재사용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박혀있는 이 로고를 보면서 그 쓰레기가 친환경적으로 재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책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는 재활용 로고로 대표되는 녹색의 순환이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10년 넘게 폐기물, 플라스틱 재료, 재활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미카엘라 르 뫼르 사회학 교수이다. 그는 재활용 쓰레기의 순환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베트남의 한 마을 ‘민 카이’를 들여다보라고 이야기한다.

민 카이 마을은 미국, 일본, 호주, 유럽 등에서 쓰레기를 수입한다. 선진국의 폐플라스틱 쓰레기는 일부 개발도상국 국가와 도시로 보내지곤 하는데, 베트남도 쓰레기를 받는 국가 중 하나이다. 2018년 중국이 플라스틱을 포함한 24종의 유해 물질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갈 곳 잃은 쓰레기들은 더욱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몰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열악한 시설의 재활용 공장으로 옮겨져 세척된 뒤, 일련의 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알갱이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업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탓에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모두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재활용된 알갱이들을 생산하는 작업장에서는 플라스틱 입자가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을 흘려보낸다”며 “분쇄된 폴리머 쓰레기의 세척 수조에서 나오는 오수는 마을의 도랑이나 재활용 공장 주변의 공터로 흘러가 고여 있다”고 전한다.

자연스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민카이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플라스틱은 그 상태가 다양하고 어디에나 존재해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침투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유독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고 폭로한다. 더군다나 많은 노동자들이 유해한 작업 환경에서 마스크나 보호도구도 없이 일한다는 사실도 알린다.

혹자는 최근에 개발된 생분해 되는 플라스틱을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살펴보면 이 또한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엘리즈 콘트레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오늘날 절반도 안 되는 44퍼센트의 폴리머(고분자 물질이라는 뜻으로, 플라스틱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합성 고분자)만이 화학적 특성으로 실제 생분해 된다”고 말한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번 생성된 플라스틱은 결코 친환경적으로 변모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을 주장한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면서 사용한 플라스틱을 다시 쓰거나 또 다른 사용 방법을 찾아보자는 뜻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베트남 민 카이에서 벌어지는 환경 오염과 인간의 아픔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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