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1위 아이슬란드, 그 비결은?
성평등 1위 아이슬란드, 그 비결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4.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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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나라 아이슬란드의 별명은 ‘불과 얼음의 땅’이다. 아이슬란드 자체가 북극권에 위치해 빙하도 많은데다 화산 활동이 활발해서다. 이 뿐만 아니라 날씨도 변덕스러워 농사를 짓기에도 결코 쉬운 환경이 아니다. 이렇게 혹독한 환경에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어떤 사회를 꾸렸을까. 왠지 이 나라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 못지 않게 거친 인생을 살아왔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신기하게도 아이슬란드는 12년 동안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성평등 1위 국가로 기록돼 있다. 정부는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육아휴가를 주고 있고, 여성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80년에는 이혼한 싱글맘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가 유럽에서 최초로 여성 대통령에 선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여성 의원들이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다. 아이슬란드의 ‘유리천장’은 깨지기 쉽게 변하는 중이다.

처음부터 아이슬란드가 성평등의 대명사였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아이슬란드의 상황은 다른 나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여성들은 임금 불평등과 여러 불공정 관행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사회 갈등이 고조되던 상황에 1975년 페미니스트 단체 ‘레드 스타킹’은 시위를 벌여 이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10월 25일 단 하루 여성 총파업의 날을 선언하고 다른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당부했다. 이날 파업에는 상당수의 아이슬란드 여성이 참여했는데, 그로 인해 여성들이 아이슬란드 경제와 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남성들에게 체감시킬 수 있었다. 이듬해인 1976년 남녀 고용평등법은 의회를 통과했다.

물론, 아이슬란드에게도 아직 과제가 남아있다. 책 『세계 성평등 1위 아이슬란드의 비밀 스프라카르』의 저자 엘리자 리드는 “기업 이사회의 성별 할당제에 관한 법률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 중 여성 CEO는 없다. 수도 레이캬비크의 여성 쉼터는 예약이 꽉찬 경우가 많으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정폭력에 대한 신고가 증가했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슬란드에서 가정을 꾸리는 데서 오는 정신적 짐에 대한 추가 부담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한다. 즉 아이슬란드 사회에서도 아직까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건 아이슬란드 역사에 계속 존재해왔던 ‘스프라카르’ 덕분이다. 스프라카르는 아이슬란드어로 ‘비범한 여성들’이라는 뜻이다. 대표적인 예가 10세기 남편이 자신을 구타한 것에 대해 치명적인 복수를 한 하스게르두르 같은 인물이다. 남편을 죽인 것에 대해 계획적으로 복수를 한 올로프도 있다. 저자는 아이슬란드 사회는 관습과 통념에 저항했던 여성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오늘날 아이슬란드의 여성들이 그 계보 위에 서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인 여성 위인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 위치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던 여성들이야 말로 지금의 아이슬란드를 만들어낸 비결이라고 이야기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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