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그냥 읽어주면 ‘50점 부모’
그림책, 그냥 읽어주면 ‘50점 부모’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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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좋은 매개 중 하나다. 아이는 어른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도, 그림책을 듣는 아이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은 아이가 평소 어떤 정서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볼 기회이다. 하지만 정말 그림책에 있는 활자들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아이와 교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이들과 ‘진짜 소통’을 위해 ‘그림책 읽는 법’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책 읽는 법』을 통해 그림책 읽는 방법의 여러 포인트들을 짚어보자.

먼저, 그림책을 펼치기 전 표지를 살펴보는 게 순서다. 표지에는 그림책의 내용을 상상하게끔 할 수 있는 여러 예비적인 정보가 담겨있다. 가령, 『용감한 아이린』이라는 책 표지를 보면 빨간 목도리에 파란색 외투를 입은 여자 아이가 자신의 키 만한 큰 상자를 들고 거친 눈보라를 뚫고 가는 모습이 나온다.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나무들도 눈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휘어져 있다. 대체 이 여자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길래 이러한 도전을 하는 건지 궁금증이 생긴다. 아이들이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표지를 감상하자.

이후의 과정은 누구나 알고 있듯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놓치는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좋은 추억을 쌓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독서에 대한 더 큰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면, 그림책의 ‘구조’와 ‘작가의 의도’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그림책도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당연히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이것이 ‘구조’다. 작가는 “소설 구성 용어를 배울 필요는 없지만, 이야기를 즐기면서 형식에 따라 이해할 수도 있음을 배우는 것이 목표”라며 “이때 어린이가 형식을 이해하면 어린이는 어린이문학을 포함한 모든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도구를 갖추게 된다”고 말한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어린이와 함께 ‘이야기는 왜, 그리고 어떻게 시작됐는지(전개)’ ‘주인공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위기)’ ‘어떻게 해결했는지(절정)’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됐는지(결말)’ 등을 정리해보자.

한편, 그림책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림’에 집중해야 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정보를 주는 단서는 종종 그림에 더 많다”며 “그림을 잘 이해하면 글의 빈 부분을 채울 수 있고,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얻는 연습을 할 수도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이 보물찾기에는 더 큰 선물이 있다. 바로 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그림책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참고로, 그림책은 영아기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이 읽어도 괜찮다. ‘그림책은 유아만 읽는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데, 작가는 “어린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어도 ‘읽어 주는 것’은 여전히 좋다”며 “원한다면 어린이의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읽어주자. 듣기도 독서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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