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포스트 코로나, 마냥 좋아할 순 없다
[발행인 칼럼] 포스트 코로나, 마냥 좋아할 순 없다
  • 방재홍 발행인
  • 승인 2022.05.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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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한국 사회가 일상 복귀 소식에 들떠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서다. 2020년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된 이후 2년 만에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게 됐다. 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폐업 위기에 놓여있던 자영업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점차 하늘길도 열리고 있으니 다가오는 여름 휴가는 해외에서 보낼 가능성도 생겼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고, 바이러스가 재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보건 전문가들은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더하여 여전히 코로나 재감염 사례는 발생하고, 오미크론 ‘XE’나 ‘XM’ 등의 변이 발생 소식도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그러니까 결국 거리두기 해제는 ‘이제는 안전하다’는 바이러스로부터의 승리 선언이 아닌,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봐야 옳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진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전염병 사태를 다뤘던 문학작품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최근 국내 번역된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페스트의 밤』을 보자. 이 소설은 전염병 상황에서 사회 주체들의 반응을 보여준다. 소설 속 무대 민게르섬에서 전염병이 퍼지는데, 종교적인 이유로 방역조치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과 상황을 무능하게 통제하는 행정부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심지어 민게르의 총독 사미 파샤는 “우리 도시에 결단코 전염병은 없다”고 단언한다. 소설은 ‘페스트’보다 ‘인간의 잘못된 믿음’이 더 무섭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팬데믹 상황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더욱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의사 리외는 취재기자인 랑베르에게 이같은 말을 한다. “아마 비웃음을 자아낼 만한 생각일지도 모르나,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그 성실성이란 자기가 맡은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등장인물 타루는 “훌륭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의 긴장을 풀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몇 십년 뒤의 미래를 내다본듯한 카뮈의 묘사는 놀랍기만 하다.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실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유사 이래 팬데믹의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견처럼 팬데믹은 빠르면 올 가을에 다시 올 수도 있다. 또한 카뮈가 말한 성실성은 철저한 위생 관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번 팬데믹 사태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인간이 자연을 위협했을 때 어떤 결과가 다가오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2년 동안 NO 플라스틱 캠페인, 기업의 ESG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실하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했다.

잘못된 믿음에 대한 경계, 각자의 위치에서 예견된 위협에 대비하는 성실성,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긴장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국민들에게 던지는 문학 작가들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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