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이 들려주는 평범한 이야기
진짜 어른이 들려주는 평범한 이야기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4.1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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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어른을 찾기가 힘든 시대다. 요즘 청년 직장인들은 어른들의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그 스토리는 결국 “요즘 젊은 것들은 패기가 없다”며 청춘들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메시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어른들의 인생 지혜를 필요로 하지만 꼰대같은 말이 돌아올까 질문을 꺼내기가 힘들다. 결국, 어디에도 인생사는 방법을 찾지 못한 청년들은 본인 스스로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꼰대같지 않게 인생을 가르쳐줄 진짜 어른은 어디 없을까.

2030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최근 『어른의 재미』가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책의 작가 진영호는 40년동안 금융업계에서 일하며 대기업 CEO와 대학교수를 지낸 바 있는, 이른바 ‘성공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인기에 부합하는 만큼의 독특하거나 신선한 메시지를 품고 있지는 않다. 결국 ‘인생의 재미는 절제와 균형에서 온다’는 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대부분 ‘평범’하다거나 ‘진부’하다는 평을 남겼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진부한 메시지더라도, 각각의 챕터는 머리 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깊이 새기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파이어족의 삶을 경계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이란 늦어도 40대 초반까지 큰 돈을 벌어 조기 은퇴를 꿈꾸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큰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돈을 최대한 아끼는 반면 투자와 저축은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내집마련을 꿈꾸며 주식과 코인에 몰두하는 파이어족이 늘어나기도 했다.

작가가 보기에 파이어족은 무언가를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는 “실제로 조기 은퇴에 성공해 자유로운 시간을 확보한다 해도 일 대신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두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뭐든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그저 권태로운 나날을 보낼 뿐”이라고 말한다. 실제 자신 주변에 조기 은퇴를 시도하다 결국 돌아온 사람이 있다는 말이나 아무리 좋은 크리스마스라도 1년 내내 지속한다면, 그건 크리스마스가 아니다는 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는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은퇴를 하느냐가 아니라, 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느냐”라고 강조한다. 지금 하는 일이 지겹고 힘들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일이 공존할 수 있게 삶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욱 발전시킬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일을 택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작가는 ‘일과 휴식 사이에 벽을 세워라’ ‘적당한 제약이 건강함을 만든다’고 말하며 인생의 재미는 ‘평범함’에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어떤 독자들은 평범함 마저도 꿈에 가까운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다만, 작가는 책 곳곳에서 ‘절제’와 ‘균형’의 미덕을 강조하며 큰 경제적 성장을 거두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도 꽤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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