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영면한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2001년 이화여대 퇴임 고별 강연부터 2014년 세계번역가대회 기조 강연까지 언어를 주제로 한 대중 강연과 대담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는 이어령이 최초로 책을 접했던 어린시절부터 시인, 소설가, 평론가, 기호학자, 문화기획자, 교육자, 장관 등으로 활동하며 언어의 힘에 천착해온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거시기 머시기’는 막연한 언어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더듬는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단어이다. 이 단어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어령은 우리가 그동안 좌익과 우익 등 명확한 언어로써 편 가르기해왔다며,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가위바위보’, 새이며 쥐인 ‘박쥐’처럼 관계와 융합에 더 골몰해야 한다고 말한다.
■ 거시기 머시기
이어령 지음 | 김영사 펴냄 | 30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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