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마디’만 알면 육아의 달인
‘딱 한마디’만 알면 육아의 달인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3.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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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육아 시대다. 결혼해도 출산을 하지 않거나 혹은 한 명만 낳아 기르는 경우가 대부분. 하나뿐인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잉육아는 결코 올바른 육아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아청소년과 국립의료센터와 조지워싱턴대 메디컬스쿨의 교수인 윌리엄 스틱스러드는 아이가 자기주도적이길 바란다면 한 마디만 건네라고 조언한다. “네가 결정할 문제야.”

그는 책 『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네가 결정할 문제야”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의 ‘성공 경험’을 쌓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역설한다. 하지만 부모는 불안하다. 혹시나 아이가 그 결정의 과정에 실패하고 상처를 받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 두려움이 아이를 과잉보호하고, 부모가 없으면 어떠한 것도 결정할 수 없는 수동적 인간으로 만든다. 그래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는 우선 ‘무엇이 아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구해야 한다. 스틱스러드는 아이의 자기결정을 증대하는 세 가지 요소로 ‘자율성’ ‘유능성’ ‘유대감’을 꼽는다.

먼저 자율성이다. 스틱스러드는 “자기결정이론에 따르면 아이를 비롯한 모든 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최선의 방법은 삶의 통제감을 키워주는 것이다. 학교, 가정, 직장에 대한 수백 가지 연구는 어떤 과제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뒤 과제를 할 때 개인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보상이나 처벌보다 동기부여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아이들의 동기부여를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부모가 지시하는 것이 아닌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하는 삶의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음은 유능성이다. 여기서는 성과의 외적 지표가 아닌 ‘내적 지표’가 중요하다. 가령 아이가 수학에 재능을 보이면 많은 부모는 아이가 수학을 잘하도록 과하게 독려한다. 수학에 재능을 보이기 때문에 수학경시대회의 입상을 바라는 등 성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 앞서 언급한 아이의 자율성은 저해된다. 내가 재능을 보이는 분야지만 부모가 너무 개입하면 아이의 자율성은 물론 삶의 통제감까지 상실하게 만든다. 유능성 발달 역시 부모의 지원에 달려 있다. 설령 아이가 수학 시험을 망쳤더라도 “수학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더구나.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정말 자랑스러워”라고 격려하라는 게 스틱스러드의 설명이다.

마지막은 유대감이다. 유대감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공통된 느낌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예는 아이가 교사에게 친밀감을 느끼거나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아이는 그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 이것을 부모와 아이의 관계로 연결하면 된다. 스틱스러드는 “아이가 스스로 ‘우리 부모님은 내 점수보다 나에게 더 신경을 쓰시지’라고 생각하면 아이는 부모의 가치관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이를 ‘통합 조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부모가 아이의 성적이나 실력이 아닌 아이 그 자체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줄 때, 아이는 부모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자율성과 유능성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스틱스러드는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하고, 인생의 여러 갈림길에서 스스로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의 내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의 압력에 억지로 끌려 다니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 아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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